수술 후 끊어질듯한 고통에서 해방

1980년대 후반부터 보편화...美선 매년 100만명 이상 시술

특히 척추질환 통증에 효과적

▲ 시술전에는 통증으로 인해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했지만(사진 왼쪽), 시술 후 원활한 혈액의 움직임을 보인다.
70대 초반의 김모씨는 지난 7월 수척한 얼굴로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을 찾았다. 6개월 전부터 시작된 오른쪽 다리의 통증 때문이다.

김씨는 2년 전 다리 통증과 감각 둔화로 허리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다시 시작된 다리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고, 밤새 발을 주물러야 했다. 다시 병원을 찾고 싶었지만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혼자 참았고, 우울증 증세로 세상을 하직할 생각까지 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후 바로 신경성형술을 받았으며, 현재 매우 호전된 상태가 되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요통 및 하지방사통의 치료를 위한 경막외강주사가 시작된 이후 척추성, 비척추성 통증에 대한 다양한 비수술적 신경치료가 발전하고 있다. 그 중 척추성 통증치료를 위한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술해 온 것으로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 받은 치료법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이 이 시술을 받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현재 신경성형술은 내시경과 같이 직접 병변을 보면서 시술할 정도로 발전했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풍선 신경성형술을 개발해 추간공협착증까지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신경성형술을 실시하고 있는 문동섭 울산제일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시술을 위해서는 우선 척추 MRI 등의 방사선 검사와 이학적 검사를 통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일치하는 병변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본격적인 시술에 들어가면, 국소 마취 후 경막외강으로 카테터를 삽입해 원하는 부위에 도달, 약물을 주입해 신경 다발을 압박하는 부위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을 안정시킨다. 아울러 반복되는 염증과 수술 후 신경 주변의 반흔, 흉터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주변 유착 부위를 박리해 신경의 압박을 감소시킨다. 이때 일반적인 신경주사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고장성식염수(10%)와 여러 약물을 사용해 유착 부위를 떼어낸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경성형술은 급성 추간판탈출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의 질환에서 수술적 치료 이전에 시행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통증 관리 방법이다.

또 척추 수술 후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른바 ‘수술후 통증증후군’의 경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시술 부위나 척추 또는 전신의 감염이 있거나 출혈 경향이 있는 환자 등을 제외하면 시술 대상에 있어 특별한 제한도 없다. 이후 특별한 처치가 필요하지 않아 외래 단위에서도 시행할 수 있고, 바로 일생생활로의 복귀도 가능하다.

문동섭 전문의는 “이 시술의 경우 여러 병원 및 연구발표에서도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본인이 시술한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에서도 시행 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은 현대 생활인의 병으로 자리잡은 요추부위의 다양한 척추성통증을 위한 효율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생각되고 앞으로는 더욱 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