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주초 재교섭 통해 합의점 찾기 나서

현대중, 중노위 결과 따라 20년만에 파업 수순

울산의 양대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노사협상이 추석연휴 이후 서로 상반된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추석전 협상에서 노노갈등으로 잠정합의가 무산됐던 현대차는 내주초 재교섭을 통해 합의점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결과에 따라 20년만에 파업수순을 밟는 등 대조적인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빠르면 다음주 초 21차 임금협상을 열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지난 2일 20차 협상에서 통상임금 문제 등 핵심쟁점에 대한 의견을 모아가는 분위기였지만 노조 내 일부 현장조직들의 반발로 추석 전 타결에 실패한 바 있다.

노조는 집행부와 경쟁관계에 있는 현장조직들의 ‘집행부 흠집내기’ 공세가 추석 전 타결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적폐를 청산하지 않으면 노조의 전망이 없다는 판단에서 교섭 중단을 선언하게 됐다”며 대표적인 적폐로 현장조직들의 ‘집행부 흠집내기’를 꼽았다. 다만 이 위원장은 혼란스러운 현장의 분위기를 조기에 수습하고 추석 이후 교섭을 재개해 성과 쟁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법원 판결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던 사측으로부터 일부 양보안을 받아낸 성과 등을 고려하면 향후 교섭에서 잠정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높다.

사측은 직전 협상에서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신설하고 2015년 3월31일까지 적용시점을 포함한 개선·시행방안을 합의하겠다고 노조에 밝힌 바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추석 이후 노사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1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데 이어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고, 오는 15일께 조정이 완료돼 조정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의 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노조는 15일 이후 대의원대회,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합법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노사는 교섭결렬과는 별개로 협상타결에 대한 의지를 엿보이고 있어 조만간 협상테이블은 다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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