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중구문화의전당 김흥수 초대관장

중구문화의전당, 11월 개관 앞두고 ‘재즈페스티벌’ 시험무대

11월7일 첫 기획작 ‘수제천’ 공연…울산 문화부흥 포문 기대

▲ 중구문화의전당 김흥수 초대관장.
울산 중구 문화의전당이 지난 12일 베일을 벗었다. 정식 개관을 한 건 아니었지만 세월호 사고로 일정이 미뤄진 ‘태화강국제재즈페스티벌’ 행사장이 문화의전당으로 장소가 바뀌면서, 시민들에게 공개가 된 것이다.

8월 초 임용장을 받은 중구 문화의전당 김흥수(53) 초대관장으로서는 이번 행사가 선임 이후 첫 시험무대였다. 지난 달 건물 준공을 받긴 했지만, 각종 돌발변수가 많은 ‘문화예술시설’임을 감안할 때 공연을 위한 준비가 100%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화의전당 주변은 여전히 공사장을 방불케 했으며, 제대로 된 표지판 조차도 없었다. 김 관장으로서는 페스티벌이 열린 3일 내내 행사장을 떠나지 못한 채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쉽게 말해 건물만 완성이 된 상태”라고 입을 뗀 김 관장은 “재즈페스티벌은 문화의전당이 제대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각종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해결책을 찾게 만드는 시험무대가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2층 콘서트홀에 설치된 가변형 음향장치의 경우 천정에 붙여진 튜브형 공기 주머니에 바람을 얼마만큼 불어 넣어야 최적의 잔향 효과를 내는지, 또 잡음까지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지 등을 이번에 실험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첨단장치인만큼 기존의 노하우라는 것은 아예 있을 수 없었다. 게다가 중구 문화의전당은 객석 뒷편으로 갈수록 공간이 넓어지는 타 시도의 나팔형 구조가 아니었다. 콘서트홀 기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무대는 넓히고 객석 수는 줄이는, 직사각형 구조이기에 그 곳에 어울리는 최적의 값 도출이 큰 과제였다. 그러한 최적 값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채우고 에어컨까지 풀가동하는 상황이라야 도출해낼 수 있는데, 이번 재즈페스티벌은 그 같은 기본 데이터를 모으는 소중한 기회였다.

김 관장은 “재즈와 클래식 연주, 성악, 뮤지컬 등 공연물이 달라지면, 기계나 시설물도 다르게 사용된다”며 “음향이나 조명 뿐 아니라 주차에서 입장, 예약에서 발권까지 서비스 과정도 점검을 해야하고, 심지어 짧은 인터미션을 활용해 여성 관객들이 안정감있게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는지 등 공연장 운영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두 스캔이 되어야 만반의 준비가 끝난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김 관장은 “짧게는 올 연말, 길게는 중구우정혁신도시가 완성되는 내년 상반기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가능한 한 다양한 공연물을 유치하여, 상황별로 최적의 효과를 나타내는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는 개보수 작업까지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그는 정식 개관일인 11월7일 행사를 성공리에 치러내야 한다. 개관행사야말로 중구 문화의전당 이름을 내걸고 진행하는 첫 기획작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번 페스티벌은 문화의전당 자체기획 상품이 아니죠. 제대로 잘 진행되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입장이었어요. 하지만 11월7일 개관무대는 달라요. 문화의전당 포문을 여는 행사인만큼 의미에 부합하는 공연을 만들고 있어요.”

이를 위해 김 관장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무용단을 초청하여 세종대왕이 편찬한 ‘수제천(壽齊天)’ 등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무대를 추진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중국의 음률 대신 음의 표준인 ‘율관’을 직접 만들고 새로운 악보를 창안할 정도로 음악적 재능과 애정이 남달랐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문화의 중흥을 부른 세종의 태평성대처럼 울산 중구의 문화의전당 또한 이번 개관 무대를 통해 이 도시에 새로운 기류를 불어넣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흥수 관장은 서울대학교 작곡과와 추계예술대학교 예술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기획팀장, 고양문화재단 사업부장, 구로문화재단 구로아트밸리 상임이사, 서울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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