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창작 악극 ‘계비고개’....정갑윤 부의장 특별출연
20일 문예회관 대공연장

▲ 울산연극협회의 특별공연인 창작 악극 ‘계비고개’가 20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공연된 악극 ‘타향살이’ 중 한장면.

일제강점기 시대 겪었던 아픈 역사적, 가족사적 이야기를 다룬 지역 창작악극 ‘타향살이’가 올해는 ‘계비고개’로 시민과 만난다.

한국연극협회 울산시지회(회장 김영삼)는 20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악극 ‘계비고개’(극작·연출 박용하)를 무대에 올린다고 14일 밝혔다.

일제강점기 시대 계비고개에 삶의 터전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난 역사의 아픔을 그려내는 이 공연은 지난해까지 악극 ‘타향살이’로 매년 공연됐다.

공연에 좀 더 지역색을 진하게 입히기 위해 올해는 울산지역 중에서도 특히 만세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계비고개를 공연명으로 정하고, 더욱 탄탄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 구성으로 관객과 만난다.

총 2막9장으로 구성된 악극 ‘계비고개’는 일제의 폭압에 맞선 병영삼일운동, 만주 독립군, 위안부 문제 등을 담았다.  

▲ 지난해 공연된 악극 ‘타향살이’ 중 한장면.

계비고개를 배경으로 주인공 용우(정재화 분)와 은이(허은녕 분)의 사랑이 암울한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속에 처참히 무너지는 과정을 고복수와 황금심의 주옥같은 음악과 함께 그려낸다.

특히 올해 공연에서는 용우와 은이의 사랑이야기뿐만 아니라 용우의 동생인 원우(박재우 분)의 등장을 통해 극의 갈등 구조를 구체화했다. 원우가 만세운동을 하다 일본인 순사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이 사건은 용우가 만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사건 하나하나에 깊이 있는 갈등을 첨가하는 한편, 극의 흐름도 빠르게 설정해 극의 집중도가 한층 높아졌다.

출연진 또한 대폭 강화됐다. 구수하고도 정감 있는 해설을 선보일 변사역으로 최주봉씨가 출연하고, 주인공 용우역에 정재화씨, 은이역에 허은녕씨, 재봉역에 김영삼씨 등 울산지역에서 수십년 간 기량을 갈고 닦은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과 함께 음악감독 정상수씨와 무용인 홍이경씨를 비롯한 지역연예협회 음악인, 무용인, 연극인 등 70여명이 참여한다.

또 이 공연에는 정갑윤 국회부의장과 이성룡 울산시의원이 애국지사역과 독립군역으로 특별출연한다.

4년 만에 이 공연의 연출로 돌아온 박용하 감독은 “타 지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 저명인사들이 문화예술 작품에 참여하는 시도를 해왔다”면서 “정갑윤 의원은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지원하는 애국지사 역을 맡았으며, 20대 때부터 지역에서 연극활동을 펼쳤던 이성룡 시의원은 독립군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창작악극이 레퍼토리 형식으로 공연되는 지역은 서울을 제외하고, 울산이 유일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공연은 지역의 소중한 공연예술 자산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시절 계비고개를 배경으로 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속으로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일 오후 4시·7시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전석 1만원. 266·7081.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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