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지역 정자·신명·산하·경주 수렴항 등

수온상승으로 어선당 하루평균 20㎏ 어획

살이 꽉차고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

▲ 울산 북구 정자항 등 동해안 지역에 최근 꽃게가 심심찮게 잡혀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사진은 북구 정자항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모습과 잡아온 꽃게를 그물에서 떼는 모습.
주로 서해안에서 잡히는 꽃게가 추석을 전후에 울산 북구연안 등 동해안에서도 때아닌 풍년이 들어 꽃게잡이 어민들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15일 오전 1.9t의 작은 어선이 미끄러지듯 울산 북구 정자항에 닿았다.

선장은 자랑이라도 하듯 꽃게가 주렁주렁 달린 그물을 뭍에 내렸다. 새벽 3시에 출항해 이날 오전 8시까지 잡힌 꽃게량은 약 20㎏에 이른다.

선장은 “작년에는 많이 잡혀도 하루에 5㎏를 채우기 힘들었는데 최근에는 하루 평균 20㎏정도, 많게는 30~40㎏를 잡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어민들에 따르면 이 곳 정자뿐만 아니라 신명항, 산하항 등 북구 일대 자망 및 통발어선과 북구에서 가까운 경북 경주시 수렴항에서도 꽃게가 잡히고 있으며 많게는 하루 1t에 육박할 정도로 꽃게 풍년을 이루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잡혀 올라온 꽃게는 추석을 전후해 절정을 이뤘고 지금까지도 살이 꽉 찬 숫꽃게가 올라오는데 맛이 좋고, 가격도 대게에 비해 저렴해 위판장이 형성되지도 않았음에도 소문을 들은 미식가들이 오전 일찍부터 꽃게를 구매하기 위해 항을 찾고 있다.

한 어민은 “울산 연안에서는 10~15년전 한 두해 꽃게가 풍년을 이루기도 했으나 이후 10여년째 꽃게 구경을 제대로 못했다”며 “가을진객 ‘꽃게’는 9월부터 10월까지가 제철이어서 최근 미식가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당일 잡힌 활어 꽃게를 배에서 직접 사면 1㎏ 당 1만원(보통크기로 3~4마리)으로 구매할 수 있고, 소매로는 1㎏ 당 1만5000원선에서 거래된다.

서해가 주산지인 꽃게가 동해안 일대에도 제법 잡히는 것은 수온이 적절하게 유지가 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해수산연구소 손명호 박사는 “최근 동해안 표층수온이 20℃ 전후로 꽃게 서식 적정수온인 17~30℃에 부합한다”며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전체적인 수온 상승으로 열대성·난대성 어종이 동해안에 잇따라 발견되는 것과 같이 수온변동으로 꽃게가 예년에 비해 많이 잡히는 것이 아닌지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