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시설 유치 무산, 분양에 악영향

전시컨벤션센터 등 불발에 확정된 시설들도 착공 미뤄

면적기준 분양률 31% 불과...상업·쇼핑몰 용지 등 저조

▲ 경부고속철도 울산 역세권 개발용지가 분양률 부진 등으로 인해 장기간 빈터로 남아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x
지난 추석연휴 때 경부고속철도(KTX)를 이용해 처가인 울산을 찾은 허모(39)씨. 허씨는 울산역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 이 곳이 정말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이자 산업수도 울산이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밖에 없었다. 주차장엔 차는 가득했지만 주변에는 역사를 제외하곤 덩그러니 놓여있는 모텔 건물 한곳만 보여 황량하기까지 했다. 도시 성장세가 멈춘 듯한 모습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는 게 허씨의 말이다.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세권 개발이 오랜기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울산역 개통으로 울산의 이미지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현재로선 울산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서울주 지역을 도심 외연을 확대하는 성장축이자 첨단지식비즈니스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울산시의 장밋빛 청사진이 말 그대로 청사진에 그치고 있어 도시이미지와 신성장동력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민자유치 못해 수년째 답보

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은 글로벌 경기불황에 따른 민간투자유치의 어려움으로 수년째 답보상태다. 여기에 역세권개발의 앵커시설(유인시설)로 기대를 모았던 주요시설의 입지가 속속 다른 지역으로 결정되면서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지난 2011년 3월 시작된 울산역세권 개발용지의 분양률은 현재까지 필지 기준 80%(전체 공급필지 205필지 가운데 164필지)다. 하지만 면적 기준으로는 전체 23만7369㎡ 중 7만4811㎡에 불과하다.

분양이 이뤄진 곳도 단독택지(122필지 전체 분양)와 준주거용지(22필지 전체 분양), 주차장용지(4필지 중 3필지 분양), 공공용시설(3필지 중 2필지 분양) 등이 대부분이다.

나머지 역세권개발의 핵심시설이 들어설 복합환승센터 부지 등 상업용지(26필지 중 13필지 분양)와 복합쇼핑몰용지(15필지 중 1필지 분양), 복합용지(3필지 모두 미분양) 등은 분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업용지의 경우도 660㎡ 이상의 대규모 필지는 분양이 거의 안된 상태다.

이들 용지의 분양이 저조한 이유는 향후 개발의 바로미터가 될 대규모 유인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유인시설 없으면 장기침체 우려

울산역세권은 당초계획 때만 해도 울주군 신청사나 울산전시컨벤션센터 등 핵심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울주군 신청사는 이미 다른 곳으로 정해졌고 전시컨벤션센터는 민선 6기 들어 인근 부산, 경주 등과의 중복투자 우려 등을 이유로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그나마 유치가 확정된 우정집중국이나 농협 등도 착공시기를 미루고 있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의 역세권으로의 이전도 부지 가격문제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역세권 개발의 핵심이 될 울산역복합환승센터에 대한 민간사업자 유치도 전혀 진척이 없다. 4600억원이 넘는 투자자를 찾기가 경기여건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시와 울산시도시공사는 그나마 관심을 보이고 있는 롯데 측에 계속해 의사타진을 하고 있으나 높은 땅값 등으로 진척이 없는 상태다. 시 등은 현대 측과도 접촉했지만 응답조차 없어 사실상 무산됐다.

최광해 울산도시공사 사장은 “경기불황에다 복합환승센터 등 역세권 개발을 유인할 시설 등의 추진에 차질을 빚으면서 어려움이 크다”며 “분양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올 하반기 국토교통부 주관의 투자설명회 등 국내외 민간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경기여건상 녹록치 않은 분위기여서 선도적인 유인시설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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