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운동장애 동반하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
알츠하이머와 달리 뇌의 특정 부위만 손상돼
◇누워있는데 손이 떨린다면
파킨슨병이 의심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손떨림 증상을 호소한다. 하지만 손떨림 증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한 음주로 간질환이 있거나 신장질환에서 혈액 속의 유해 물질이 뇌로 들어가면서 떨림이 생길 수 있고, 갑상선질환 또는 소뇌를 침범하는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질환으로 인한 손떨림이 아니라 단순히 긴장을 하거나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해서 손이 떨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일반적인 수전증과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에는 큰 차이를 보인다.
양희준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경우 편안히 누워있거나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에도 손의 떨림이 있다. 한 손만 떨리는 것도 특징이다. 반대로 흔히 수전증이라고 하는 것은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에는 떨림이 없고, 글을 쓰거나 수저로 식사를 하는 등 어떤 행동이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몸의 윤활유가 부족해 생기는 병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이다. 뇌의 아래쪽 바닥 부분에는 흑질이라고 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 곳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흑질세포에서 나오는 도파민은 우리 몸에서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파킨슨병에서는 흑질세포가 서서히 사라지게 돼 몸에서 윤활유(도파민)가 부족해지면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데 이를 파킨슨 증상이라고 한다.
인슐린 분비세포가 사라지면서 몸에 인슐린이 부족해 당뇨가 생기듯, 파킨슨병에서는 도파민 분비세포(흑질세포)가 사라져서 몸에 도파민이 부족해 파킨슨병이 생긴다.
파킨슨병이 치매로 이어진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양희준 전문의는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서로 다른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해마라고 부르는 뇌의 깊은 안쪽 부분의 조직과 함께 뇌의 전체 표면을 둘러싸는 피질이 침범되는 데 반해 파킨슨병은 주로 흑질이라고 하는 뇌의 아래쪽 바닥의 뇌간 부분이 주로 손상된다”고 말했다.
◇원인 몰라 치료·예방법 없어
아직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많은 증상들이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므로 이러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약들이 많이 개발돼 적절하게 투여하면 파킨슨병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
양희준 전문의는 “파킨슨병 치료는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수술, 재활치료, 저강도 운동 등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적절한 과일과 야채가 포함된 음식은 변비를 포함한 파킨슨병의 여러 증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단백질이 파킨슨병에 나쁘다고 잘못 알려진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몇몇 특별한 경우에만 한정된 것으로, 보통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단백질 섭취를 피하거나 줄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도움말=양희준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