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우익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81) 일본 중의원이 ‘일본에는 A급 전범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망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사하라 의원이 지난달 일본 중의원 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A급 전범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도쿄재판은 불법적으로 진행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시하라 의원은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전 국제재판소에서 적용하지 않았던 ’평화파괴‘란 죄명을 일본에 적용했다”며 “당시 인도법관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이러한 견해를 무시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재판으로 불리는 극동군사재판은 일본의 2차 세계대전 책임과 이를 단죄하기 위해 2차 대전 종전 이듬해인 1946년부터 2년여에 걸쳐 열렸으며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일본인 전범 25명을 A급 전범으로 판결했다. 당시 영국령 인도제국 소속으로 재판에 참여한 고(故) 라다비노드 팔(1868∼1967) 판사는 12명의 재판관 중 유일하게 일본인 전범들에 대한 무죄 의견을 냈다.

명보는 ‘과거의 일을 잊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는 뜻에서 만주사변 발생 83주년(9월 18일)을 하루 앞두고 일본의 극우파인 이시하라와의 인터뷰를 보도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인터뷰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시하라 의원은 또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전범 신사’라는 비판을 받는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선 “천황(일왕)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천황에게 호소 편지를 쓴 적도 있다”고 말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A급 전범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된 곳이다. 2차 대전에 참전한 이시하라의 장인과 사촌형 2명도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놓고 벌이는 중국과 일본 간 분쟁에 대해 “센카쿠 열도가 중국 영토라는 주장은 황당무계한 표현이다. 중국은 도둑 잡으라고 고함치는 도둑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시하라 의원은 도쿄도지사 시절인 2012년에는 센카쿠 열도 매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일본, 중국 간 영토 분쟁을 촉발하는데 일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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