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지난해 삼성에서 프로 입문 후 최악의 해를 보냈던 「거포」 김기태(33)가 복귀한 친정팀 SK에서 부활의 방망이를 휘두르며 다시 한번성공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프로 12년차인 김기태는 1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4번 타자로 출장, 5타수 3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로 팀의 14-10 승리를 이끌며 장타력 부재로 고심해왔던 강병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김기태는 3회 다시 타석에 올라 시원한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후속타자들의 안타 불발로 득점하지는 못했다.

 슬러거 김기태가 진가를 보여준 것은 팀이 7-10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6회.

 김기태는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상대투수 마정길의 3구째 싱커를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기는 통쾌한 3점짜리 동점홈런을 뽑아내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8회에도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안재만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지난 91년 쌍방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기태는 94년 25개의 홈런으로그해 홈런왕에 오르며 홈런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99년 이적한 삼성에서도 첫해 타율0.293과 28홈런, 2000년 타율 0.309와 26홈런으로 이름값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FA로 풀린 지난 겨울에는 프로야구 사상 최고인 4년간 총18억원에 삼성과 계약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1루수 이승엽, 지명타자 마해영과 포지션이 겹치는 데다 김응용감독과도 갈등을 빚어 출장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고작 44경기에서 타율 0.

176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김기태는 급기야 올해초 대형 빅딜속에 트레이드되면서 친정팀으로 복귀했고 이곳에서 붙박이 4번 타자를 꿰차며 옛 전성기 시절의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김기태는 『지난해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타격감각이 떨어졌지만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거의 극복했다』며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팀에서 신인때의 마음으로 열심히해 구단과 팬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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