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내황초 - 교구를 통한 수학수업

쉽게 이해 도울 교구 이용...학생 토의 등 참여 이끌어

논리·창의적 사고력 증진

▲ 22일 울산시 중구 내황초등학교 2학년 1반 교실에서 황은아 수석교사가 교구를 활용한 협력학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길이재기와 단위의 개념을 심어주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수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어렵다” “복잡하다” “재미없다” 등이 대부분일 것이다. 수학에 대한 이 같은 고정관념은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더 심해진다. 학교 현장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의 ‘수포자’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따라서 일선 학교의 수학수업 방식도 학생들이 이러한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교구를 활용하거나 협력학습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바뀌고 있다.

22일 찾은 울산 중구 내황초등학교(교장 송영주) 2학년 1반 교실. 이 교실에서는 이날 수학수업이 진행됐다. 수업의 주제는 ‘길이 재기’로 1㎝ 보다 큰 단위에 대해 알아보는 게 이날 수업의 골자다.

그런데 수업의 방식은 일반적인 수학수업과는 달랐다. 우선 학생들은 4명 씩 한 조를 이뤄 앉았다. 학생들이 앉아 있는 책상 위에는 줄자를 비롯한 각종 학습용 자와 유성매직, OX판 등 교구들이 놓여있었다. 이는 조별로 서로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수업 방식이다. 이른 바 ‘모둠 협력학습’이다.

이날의 미션은 갖고 있는 자를 활용해 교실내 여러 물품과 칠판에 붙어있는 걸리버 그림의 길이를 재는 것.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시가 떨어지자 서로 협력해 길이를 쟀고, 이에 대한 결과를 선생님이 물었을 때 OX판에 적어서 답하는 방식으로 수업은 이뤄졌다. 특히 학생들은 미션을 수행하기 전 같은 조의 친구들과 충분한 토론을 거친 뒤 미션을 수행했으며, 각자 나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내황초 황은아 수석교사는 “이러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와 m에 대한 단위의 개념을 이해하고 각 단위가 왜 필요한 지를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도 이러한 수업 방식에 만족해 하고 있다. 박송이(2학년) 양은 “친구들과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풀다보니 재미도 있고 수업이 더 집중된다”며 “다른 과목들보다 오히려 수학이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황은아 교사는 “학생들이 수학은 왜 배워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좋은 점수를 따야하는 중요 과목 중의 하나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수학에 대한 흥미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논리적·창의적 사고력 및 문제해결능력 배양과 궁극적으로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황초는 2012년부터 수학·과학·다문화로 하나되는 ‘내황 어울림 축제’를 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부터는 ‘선진형 수학교실 시범학교’로 지정돼 운영해오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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