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 2~4시간씩 부분파업…잔업·특근도 계속 거부

현대자동차 노조가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또다시 파업카드를 꺼내들어 협상 장기화가 우려된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 문제 등 핵심쟁점에 대한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가면서 잠정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노노갈등으로 교섭이 잠정중단된 이후 재개된 교섭에서 현대차그룹의 10조원대 한전부지 매입이 발목을 잡아 부분파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22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위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2차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20여분만에 종료됐다.

노조는 교섭 직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23일부터 26일까지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주간 1·2조 모두 23·24일 각각 2시간씩, 25·26일 각각 4시간씩 총 24시간 공장가동을 멈춘다. 앞서 지난달 22일(1·2조 각각 2시간씩)과 28일(1·2조 각각 6시간씩)에 이은 부분파업이다. 잔업과 주말특근도 지난달 22일 이후부터 계속 거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가 비용상의 문제로 통상임금 확대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고 해 노조도 일부 양보안을 냈다”며 “하지만 감정가의 3배 이상을 한전부지 입찰가로 제시하는 등 조합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를 보여 파업 강도를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현실적인 요구로 또 다시 파업을 하는 것은 교섭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파업은 수많은 협력업체는 물론 힘겨운 상황을 맞고 있는 우리 경제에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측은 올해 협상에서 임금 9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500만원, 품질목표 달성격려금 120%, 사업목표 달성장려금 300만원, 만 60세 정년 보장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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