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후변화 활동가 1000여명은 22일(현지시간) 기업과 경제기구들에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뉴욕 맨해튼에서 열었다.

‘월가를 침수시켜라’(Flood Wall Street)라고 명명된 이날 시위 참석자들은 “더워지는 기후변화를 참을 수 없다”, “월가를 폐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브로드웨이 일부를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중 100여명은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불법 방해를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3명은 구금됐다.

일부 시위대는 브로드웨이 황소상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다 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부근으로 진출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면서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위 주최 측은 기후변화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으며 각종 기업과 경제기구가 이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미국 금융의 심장인 월가에서 시위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농업인 벤 샤피로는 “(기후변화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은 월가”라며 “월가를 방해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또 일부 시위자들은 체포를 통해 뜻을 더 명확히 드러낼 수 있다며 연행을 기대하기도 했다.

환경활동가인 제나 드부아블랑은 “체포를 무릅쓴다면 (기후변화가) 매우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에는 올해 3주년을 맞은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자와 반전운동가, 지난 2012년 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샌디’ 피해자들도 참가했으며 할리우드 배우 마크 러팔로와 에반젤린 릴리도 모습을 보였다.

한편 시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월가 인근에서 일하는 변호사 크리스토퍼 킨은 “시위대가 오늘 여기에 어떻게 왔겠는가”라며 “이들이 규탄하는 화석연료를 사용해서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1일에는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이 맨해튼 중심가와 런던, 멜버른, 베를린 등 전 세계 2500곳에서 열려 60만명에 이르는 시위자가 모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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