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을 북한당국이 나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23일 자체 웨이보(微博)를 통해 보도했다.

선원들은 풀려났지만 몸에 구타를 당한 흔적이 있는데다 중국 외교부가 정식으로 북한 측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져 북중간 외교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 1척이 지난 12일 오후 10시께 북한 측으로부터 불법조업 혐의로 나포돼 억류됐다.

선원들은 약 5일 뒤에 풀려났지만, 북한 측이 벌금으로 25만위안을 요구함으로써 배는 아직도 억류된 상태다.

이 배는 지난 6일 선원 6명을 태우고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을 출발해 서해에서 조업 중이던 ‘랴오와위(遼瓦漁) 55090’호였다.

선주인 장시카이(張喜開)씨는 지난 14일 스스로를 북한 해경이라고 칭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장씨에게 “당신의 배가 북한 해역을 불법으로 침입해 조업을 하다 선원과 선박이 모두 억류됐으나 25만위안의 벌금을 내면 풀어주겠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후 지난 17일 저녁 선원 6명은 돌아왔지만, 몸에는 구타를 당한 흔적이 있고 주머니에 돈은 모두 빼앗긴 상태였다.

선원들은 선주인 장씨에게 “북한 해역으로 넘어간 적도 없고 경계선을 넘어 조업한 적도 없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장씨는 “북한 측이 중국 해역에서 정상조업을 하던 선원들을 강제로 납치해 북한 해역으로 끌고 같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이 사건을 다롄시 파출소에 신고했고 경찰관들은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

신경보는 23일 오전 외교부를 통해 자체 확인한 결과 외교부 측도 이 사건을 인지하고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어젯밤에 어선 억류 사건에 대해 북한 외무성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상황은 알지 못하고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해역은 북위 38.08-09, 동경 123.57-58 지점으로 북중 해상경계선인 동경 124도 지점에서 가까운 곳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민감한 지점인 이곳에서는 2012년과 2013년을 비롯해 북중간에 불법 조업 및 나포 사건이 수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지난 2012년 5월 8일에는 중국 어선 3척이 서해에서 북한에 나포됐다 약 10여 일 만에 석방된 사건이 있었고 지난해 5월 5일에도 중국 어선 1척이 북한에 나포됐다 보름여 만에 풀려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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