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19%, 한화케미칼 -68%, S-OIL -70%

조선산업도 국내외 경기불황 여파 대안마련 시급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부 A씨는 2010년 7월1일 16년 노사협상에서 16년 연속 무쟁의 타결의 대가로 1인당 평균 26주씩(기준가 22만9000원)의 우리사주를 배정받았다. 이 주식의 주가는 이듬해 4월 중순 55만원까지 급등하면서, 불과 1년도 채 안돼 240%(834만원)의 평가수익을 올리는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조선업황이 악화되면서 A씨의 시름도 깊어져 이제는 회복이 쉽지 않을 만큼 ‘마음의 병’이 됐다. 이 회사의 주가가 2011년 4월 중순 고점을 끝으로 줄곳 하락해 25일 현재 13만9500원선까지 급락한 것.

A씨는 우리사주를 받은지 불과 3년반만에 고점 대비 -74.6%나 주가가 떨어져 평가차액이 모두 날아간 것은 물론, 이제는 기준가 대비 -39%(234만원)의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B씨는 2010년 7월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을 조인하면서 2년 연속 무파업 타결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1인당 평균 30주(기준가 13만7000원·평균 411만원 상당)를 받아 기대에 부풀었다.

현대차의 주가도 이후 급등, 2012년 5월 27만2000원까지 치솟아 그는 100%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그후 우리사주 평가차액은 2년도 채 안돼 816만원으로 두배이상 늘어난 것. 하지만 현대차의 주가도 최근 한전부지 10조원 고가입찰 논란과 노조 파업위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이날 현재 주당 18만9500원까지 급락해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했다. B씨의 현대차 평가차액은 2012년 354만원에 달하던 것이 지금은 157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한때 국내 증시를 주도하던 자동차, 정유, 화학 등 이른바 ‘차화정’ 종목에 투자한 울산지역 개인 투자자 및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기업 근로자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2008년 하반기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글로벌 수요 감소와 환율강세 등의 여파로 차화정 관련 회사의 실적이 나빠지거나 둔화되면서 주가도 급락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LG화학, 금호석유,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이노베이션, GS, S-0IL 등 일명 ‘차화정’ 대표 10개 종목의 전날 시가총액은 133조749억원으로 2011년 7월 말(221조9503억원)보다 -40.0%나 줄었다.

10개 종목의 시총이 약 3년간 89조원 가량 증발한 셈이다.

2011년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주가 상승을 주도하던 현대차의 경우 2011년 7월 말 주가가 23만5000원에서 전날에는 18만9500원으로 19.3% 줄었고 같은 기간에 현대모비스 32.7%, 기아차 31% 각각 하락했다.

또 화학업종 가운데는 금호석유 64.4%, 롯데케미칼 63.6%, 한화케미칼 68.1% 급락했다.

정유업종의 S-OIL은 2011년 7월말 14만9000원에서 4만5100원으로 69.7% 추락했고, SK이노베이션은 21만8000원에서 8만4400원으로 61.3% 각각 떨어졌다.

이같은 차화정 종목의 주가 부진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로 수출이 감소하거나 둔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의 엔저 정책으로 원화 강세도 부진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달러 환율은 2011년 7월 말 1054.5원에서 이날 1042.6원으로 마감돼 1000원대 붕괴를 위협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울산의 주력산업인 차화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실패하면서 성장세가 사실상 꺾였다. 국내외 경제상황도 녹록지 않아 한국경제와 증시를 호령하던 차화정이 옛 영화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식집약적 IT(전기전자) 산업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굴뚝산업인 ‘차·화·정’에 더해 조선산업으로는 중국 경기 둔화우려와 미국의 강 달러 정책으로 인한 신흥국 통화약세와 경제성장세 둔화 등의 대내외적 불활실성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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