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A&D(관장 김현주·울산시 남구 달동)가 김동철·반미령 부부화가 초대전을 오는 16일부터 4월 12일까지 마련한다.

 홍익대학교를 함께 다닌 동문이기도 한 이들 부부의 작품은 자연에서 테마를 얻어 자신이 꿈꾸고 있는 정신세계를 더듬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성으로 가진다. 그러나 작업방법이나 화면에 나타난 질감, 구체적인 형상에 있어서는 사뭇 다르다.

 김동철씨는 자연풍경을 그리되 나무나 집 등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아닌 기억 속에 들어 있는 명상으로서의 풍경을 끄집어낸다. 자연에서 받았던 특별한 감흥을 다시 재해석한다. 그래서 그는 근사한 구도를 가진 산천이 아닌 시간의 흐름에 집착한다. 한동안 야경에 관심을 쏟다가 새벽으로 옮겨갔고 근래에는 햇살, 물안개 등 아침에 벌어지는 자연현상에 관심을 쏟고 있다.

 표현법에 있어서도 캔버스에 유화물감이라는 기본적인 재료를 사용하지만 점묘적인 터치와 단순화시킨 선처리로 서정성이 돋보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그의 그림은 〈자연〉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반미령씨는 우리 현실의 은유적 묘사를 자연을 배경으로 풀어놓는다. 벽 앞에 서랍장이 놓이고 그 뒤로 창문, 그리고 멀리 하늘이 넓게 차지한다. 그냥 그대로 보면 풍경 같기도 하지만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서랍장은 의인화된 우리 자신이다. 창은 탈출구, 하늘은 우리가 꿈꾸는 또다른 세계다. 빡빡한 도시에서, 여성이라는 사회적 한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때론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현실과 이상, 현재와 과거의 모호한 동반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품의 제목은 〈꿈꾸는 코스모스〉.

 캔버스 위에 돌가루를 전체적으로 바른 뒤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싶은 하늘 등은 질감을 부드럽게 하고 물체들은 돌가루의 느낌을 살린다. 질감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그의 의도하는 현실과 이상이 하나로 묶인다.

 16일 오후 3시 두 작가가 참가한 가운데 개막식을 갖는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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