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국으로 와 같이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지난해 6월 가족들과 함께 베이징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농성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장길수군(18) 가족은 15일 베이징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25명이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을 접한 후 "용기를 잃지말고 끝까지 버텨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길수군은 이날 낮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송을 보고 지난해 우리 가족의 경우와 너무도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과정이 같은 만큼 결과도 좋아 그들도 우리처럼 한국에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길수군은 "탈북자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들이 소망대로 한국에 들어올 수 있게끔 국제사회가 여론을 통해 탈북자 문제를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해 한국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길수군은 "아직까지 우리정부에 대해 뭘 요구하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며 "아직은 내 생활에 충실해 훗날 내가 해야 할 일을 대비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고교 1년에 재학 중인 길수군은 "남한 친구들이 잘 대해줘 학교 생활에 별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아직 북한에 남아계신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이 살아계시기만 하면 좋겠다"며 안타까워 했다.

 길수군의 형인 장한길(21)씨는 "이들이 지금 매우 초초하고 불안하겠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차분히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길씨는 "그들이 스페인 대사관에서 무사히 나와 한국에 들어온다면 한번 만나서 반갑게 맞이하고 싶다"며 "한국 생활의 선배로서 한국에서 적응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싶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현재 고3인 한길씨는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길수군의 할머니 김춘옥(69)씨도 탈북자들의 "신병처리 합의" 소식에 대해 "어제 뉴스를 보며 같은 처지라는 점 때문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던 만큼 이들에 대한 처리가 좋은 방향으로 결정돼 너무 기쁘다"며 "북한에서 살 수 없어 남한을 찾아 떠나온 사람들이니 만큼 한국에서 모두 같이 봤으면 좋겠다"며 설레는 심정을 드러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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