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복천박물관(관장 하인수)이 반구대 암각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4년도 특별기획전 ‘고대의 언어, 그림’을 1일 개막, 11월16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은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각종 유물에 나타난 그림을 통해 우리의 선사·고대 회화의 흔적과 맥을 살펴본다. 전시는 4개 섹션으로 나누어 이뤄진다.

먼저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다’에서는 선사시대 각종 의례구와 암각화, 무덤 등에 묘사된 다양한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생존과 생업활동을 위해 어떻게 행동하고 대응했는지를 살핀다. 한반도 최초의 회화라는 신석기시대 반구대 암각화를 중심으로 청동기 시대 여러 암각화와 유물에 새긴 그림을 다룬다.

이어 ‘자연의 섭리를 새기다’ 섹션에서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해 청동기시대 거울·방울 등과 같은 각종 청동 의기(儀器)에 새긴 톱니무늬·빗금무늬·물결무늬·겹고리무늬·소용돌이무늬·번개무늬 등의 기하학적 문양을 정리한다.

3부 ‘영원한 삶을 꿈꾸다’는 삼국과 가야시대 무덤이나 제사 유적 출토 유물에 보이는 상징 그림을 통해 고대인들이 삶과 죽음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연속한다고 믿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이상향을 담다’는 고분 벽화, 권력과 신분을 상징하는 위세품, 종교 의례에 사용된 공예품, 궁궐이나 사찰에 부속된 기와나 벽돌의 의장(意匠)에 사용된 그림을 위한 코너로 꾸민다. 고구려 고분벽화 천장 부분에는 불교와 도교의 천계(天界)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가득하며, 백제의 산수문전(山水文傳)이나 무녕왕릉 동탁은잔(銅托銀盞)에는 도교의 이상 세계를 담았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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