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울산시는 지역항공사(가칭 울산에어) 설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지역항공사 설립의 타당성도 검토했다. 그 연구결과는 승산이 있다고 나왔다. 자본금 350억~400억원의 주식회사 형태로 하고, 140석 규모의 항공기 2대로 서울과 제주노선을 집중 운영하면 된다는 구체적 의견도 제시됐다. 항공수요는 연간 108만명으로 추정했다. 울산시는 ‘울산에어’를 출범시킬 계획으로 지역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을 시도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었다. 기업들의 반응이 신통찮았기 때문이다. 지역 기업들은 수익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울산시 차원의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는 올 1월 중순의 일이다. 벌써 9개월이나 지나버렸다. 그동안 더 이상 진도는 나가지 않았고 울산시장도 바뀌었다. 사실상 물 건너간 이야기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 국내선 전용 저가항공사가 서울에서 울산으로 법인을 이전하고 올 11월 임시운항을 하겠다고 나섰다. 올해 3월 설립한 이 항공사는 유스카이항공으로 항공기 임차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울산~김포 하루 10회, 울산~제주 하루 5회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가 울산지역 기업들의 투자를 받아 설립하려 했던 ‘울산에어’와는 달리 개인사업자의 일이기 때문에 성공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항공은 울산 발전의 중요한 교통 인프라로서 공공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니 가능하다면 항공 교통 발달을 위해 울산시는 물론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일이기도 하다.

울산은 ‘하늘 길’이 매우 취약하다. KTX울산역이 생기면서 항공 이용자가 줄어들자, 항공사들이 점점 운항 횟수를 줄이고 있다. 운항 감소로 불편이 증가함에 따라 이용객은 더 줄어드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울산공항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 최고 산업도시의 ‘하늘 길’이 취약하다는 것은 도시 경쟁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번 유스카이항공의 울산 취항은 반가운 일이다. 울산시는 물론 지역 경제계도 최대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그동안 지역항공사 설립 또는 유치 노력이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하면서 행정력을 낭비해왔고 불신도 커져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유스카이항공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이 항공사가 도입하겠다는 항공기의 안전에 대한 사전진단도 필수다. 울산시민들의 안전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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