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에 무질서하게 붙어있는 현수막과 주택가 일대에 나뒹구는 전단지 등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문제다.  울산시와 구·군이 불법광고물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단속보다는 도시미관을 생각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성숙한 의식이 더욱 필요하다.  울산지역 도로 곳곳이 행인들이 버린 아파트 분양 전단지를 비롯한 개업, 행사 안내 광고지 등으로 뒤덮여 있다. 광고물을 제작해 배포하거나 부착한 뒤 수거하는 광고주가 거의 없어 도심 곳곳이 찢어진채 나부끼는 광고물과 부착 흔적으로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다.  특히 대기업의 아파트 분양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분양 건물의 한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을 보면 새 집에 대한 깨끗한 이미지 보다는 필요 이상의 대형 광고물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필요로 하지않은 사람에게도 무작정 배포하는 각종 광고물의 90%가 그 자리에서 바로 버려지고 있는데도 광고주들은 그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뿌리기식 전단지 배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반해 최근 일부 문화단체가 공연포스터에 "공연이 끝난 후에 즉시 철거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부 사회단체는 자연보호를 외치면서 대형 현수막을 매달기 위해 나무를 훼손하는사례도 많아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또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음란 광고물도 단속망을 피해 제작, 무분별하게 배포되고 있어 자녀와 함께 거리를 지나는 부모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차량들은 명함크기의 전화방 광고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정성이 강한 전단지를 접한 어린이들이 "아빠, 이 명함은 누구거야?"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어오기도 한다.  이모씨(40·울산시 중구 태화동)는 딸(8)과 함께 길을 지나다 "아빠, 이건 아빠 명함보다 더 이쁘다"며 전화방 광고물을 집어들어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방 광고물의 경우 제작업체는 물론 광고주와 광고물에 찍힌 전화번호의 추적이 어려워 사실상 단속이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광고를 통한 상업적 효과나 캠페인도 좋지만 이에 앞서 광고주가 제작하는 광고물이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과 광고효과, 도시미관에 어떠한 작용을 하게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박정훈기자 jhpar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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