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폭 기준미달 이어 교차로·중앙분리대도 사고 위험

그린애비뉴 일부 구간...교차로 전후 도로선형 엉망

안전성 떨어져 운전자 진땀

“LH 최소한 기준만 지켜...안전문제는 도외시” 지적도

▲ 울산 우정혁신도시 내 주도로 교차로 곳곳이 차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주행차선 착각으로 인한 사고우려가 높다. 1차로를 이용해 혜인학교 인근 교차로를 지나다 보면 정면에 중앙분리대가 위치해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울산혁신도시내 중심도로(그린애비뉴) 일부 구간 차선 폭을 법적 기준(최소 3m)에 한참 못미치게 시공(10월8일자 5면 보도)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 일대 교차로 전후로 도로 선형도 제대로 맞추지 않아 사고 위험을 높이는 등 중심도로 공사 전반에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9일 울산 중구 복산동 동덕현대아파트 뒤편 혁신도시내 그린애비뉴 구간. 장현동에서 유곡동 방면 구간을 지나다보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다. 추월차로인 1차로를 달리다 교차로를 그대로 통과하면 주행차로인 2차로로 연결되고, 2차로로 지나갈 경우 인도와 맞닥뜨리는 구조로 도로가 설계돼 있다.

◇그린애비뉴 구간 곳곳 사고위험 도사려

교차로를 전후에 두고 도로 선형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탓이다.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차량 2대가 나란히 교차로를 통과할 경우 2차로 차량이 인도를 덮쳐 인명피해를 내거나 1차로를 달리던 차량과 접촉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뿐만 아니라 중구청 맞은편 구간도 추월차로(1차로)로 교차로를 통과하면 중앙분리대와 맞닥뜨리게 되고, 약사고 뒤편 직진차로는 교차로를 통과하자마자 갑자기 좌회전 차로로 변경돼 사고위험을 높이거나 정체를 야기할 수 있다.

유곡동에서 장현동까지 약 7.2㎞의 그린애비뉴를 차로 왕복해보면 이처럼 운전자들을 아찔하게 만드는 구간이 여럿 있다.

통행량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 차로가 훤히 보이는 한 낮에도 일부 운전자들은 혼란스럽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야간시간이나 향후 통행량이 많아지고 울산을 처음 찾는 외지인 방문이 늘어날 경우 사고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일각 “수익성 위해 최소기준으로 도로개설”

교통기술사 등 전문가들은 “울산혁신도시가 계획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중심도로가 운전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이처럼 위험하게 설계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기술사는 “1차로를 달리는 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하면 다시 1차로로 연결되는게 정상적인 도로”라며 “울산혁신도시처럼 교차로를 직선으로 통과했는데도 불구하고 중앙분리대 또는 인도와 맞닥뜨릴 경우 운전자들의 사고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보행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계획도시라고 하면 운전자들의 편의를 높여 개통하는게 정상인데 중심도로인 그린애비뉴의 경우 폭도 좁고 들쭉날쭉하게 개통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LH가 각 구간별 특성을 고려해 충분히 도로 부지를 확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기준만을 지키다보니 운전자 안전이 도외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혁신도시 전체 부지에서 관할 행정기관에 인계해야 할 도로를 최대한 좁게 만들 경우 반대로 민간에 매각할 수 있는 부지가 늘어난다”는 점을 들어 “재정악화에 시달리는 LH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부지를 최소한으로 확보한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LH는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도로를 조성할 때 최소 기준에 맞추지 일부러 여유있게 부지를 확보하지 않는다”며 “선형이 맞지 않는 부분 역시 경찰의 교통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설계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안전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채 혁신도시내 도로 관리권이 울산시로 이관될 경우 향후 시민들의 혈세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고, 그동안 사고위험도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울산지방경찰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각종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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