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읍·면·동 중 첫 7만명 돌파
배려와 나눔으로 더 큰 발전 이뤄야

▲ 신장열 울주군수

지난 11일 청명한 가을날 주말, 울주군 범서읍의 인구 7만 돌파를 기념한 군민 걷기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1000여 명의 주민이 참석해 가족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태화강변을 걸으며 이 계절의 낭만을 만끽했다.

범서읍은 지난 9월 초 울산지역 읍·면·동 가운데 처음으로 인구 7만명을 넘어섰으며 인구 보유 기록도 울산 최고를 기록하게 됐다. 인구는 도시 경쟁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지표다.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살아 움직이는 도시, 성장 잠재력이 큰 도시를 의미하기도 한다. 인구 구성 면에서 30~50대가 주류인 ‘젊은 도시’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다.

범서 지역은 지난 1997년 울산광역시 출범과 함께 범서면으로 재편됐고 이후 2001년 3월1일 지방자치법에 따라 읍으로 승격됐다. 면에서 읍으로 승격하는 데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인구 7만을 돌파하면서 행정적인 읍의 위상도 크게 달라진다. 현재 5급 사무관이 맡고 있는 읍장을 국장급인 4급 서기관이 맡게 되고 인력도 충원된다. 일찍부터 신주거도시로 조명 받아왔던 범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도시가 성장하게 된 것은 이 지역만의 여러 가지 특·장점과 그동안 발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범서 지역이 2000년 대 들어 눈에 띄게 성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사통발달 교통망 구축의 영향이 크다. KTX울산역과 울산~밀양 국도 24호선, 울산~해운대 고속도로 등이 잇따라 조성되면서 접근성이 월등히 높아졌다. 울산~포항 고속도로도 건설 중이다. 또 전국 내로라하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자리잡고 있지만 기존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훨씬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다.

천혜의 자연 환경도 비견할 곳이 없을 정도다. 울산 12경이자 울주 8경의 하나인 선바위가 있고 친환경 개발로 더욱 맑고 깨끗해진 태화강이 지역을 관통하고 있다. 산세 좋기로 유명한 문수산도 바로 곁에 있다. 각종 생활·문화 기반 시설도 울산 최고를 자랑한다. 2010년 개관한 울주문예회관에서는 서울의 ‘예술의 전당’ 부럽지 않은 명품 공연과 문화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기존 읍주민센터와는 별도로 구영에 제2청사도 있다. 중부종합복지관 역시 천상과 구영 각각에 건물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올해 7월 개관한 울산 최고 규모의 울주선바위도서관 뿐 아니라 지역 내 작은도서관들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국민체육센터와 육아종합지원센터, 청소년문화의 집, 태화강생태관 등도 잇따라 조성될 예정이다. 이 추세라면 인구 10만의 범서도 먼 미래가 아니다. 가까이에 있는 KTX역세권이 개발되면 범서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은 울산 최고의 신도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지만 범서 지역의 ‘더 큰 발전’은 이제부터다. 인구는 도시 경쟁력의 중요한 자산이긴 하지만 그것이 미래 발전을 자동적으로 담보해 주지는 않는다. 도시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도시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 도시의 앞날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범서 지역의 진정한 발전은 ‘통합된 공동체 의식’이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범서 지역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라는 주거 환경 특성상 상대적으로 단절감과 갈등, 대립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잖다. 또 원 주민과 유입 인구 사이의 통합도 지역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그동안 주민들께서 많은 노력을 해 오셨지만 우리 군도 공동주택 지원 사업과 녹색 아파트 공모사업, 아파트 담장허물기 사업 등을 통해 공동체문화 확산에 많은 힘을 기울여왔다. 이런 공동체의식과 문화가 이제 몇 배로 더 발휘돼야 한다. 특히 소통과 배려, 나눔의 자세가 중요하다. 이런 의식과 문화가 일상에 스며있을 때 지역의 품격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범서 지역이 더 큰 발전을 이뤄갈 수 있도록 울주군도 다양한 정책과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행정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그 지역 주민들이 공동체를 가꾸기 위한 애정이 없다면 도시는 그저 덩치만 큰 아이가 될 뿐이다. 앞으로 범서가 인구 7만 돌파라는 수적인 규모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품격 높은 행복도시가 될 것이라 기대가 크다. 그 과정에는 지역 주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성숙한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는 것이 필수다. 범서읍민 여러분들의 저력을 믿는다.

신장열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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