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불균형에 남성호르몬 많아지는 내분비 질환

배란장애 오래 지속되면 난임·만성질환 발전 우려

▲ 이동선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20대 후반의 직장인 최모씨는 올해 들어 몇 달 동안 생리불순으로 고생했다. 최근에는 갑작스럽게 허리와 둔부에 살이 찌고 여드름도 많아졌다. 병원을 찾은 최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었다. 이 질환이 오래 지속될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합병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최씨는 더 불안해졌다.

◇자궁내막암,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 초래

다낭성난소증후군이란, 호르몬 불균형으로 남성호르몬이 많아지면서 배란이 잘 되지 않아 발병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무월경증이나 생리불순을 겪고 있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으로, 발병률은 5~10% 수준이다.

이는 △난소에 작은 난포가 10개 이상 보일 때 △무월경이나 질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때 △혈액검사 결과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거나 이로 인한 여드름 등의 증상이 있을 때 2가지 이상을 만족시키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이동선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통증을 유발하지 않지만 배란장애로 인해 생리를 안 하는 등 월경이상 증상을 보인다. 또 남성호르몬 증가로 인해 얼굴이나 몸에 다모증, 여드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흔히 비만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도 있서 갑자기 살이 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배란이 안돼 생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자궁내막이 두꺼워져 자궁내막증식증 및 자궁내막암의 위험도 있으며, 이 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임신이 어렵고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비만환자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동선 전문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치료를 미루게 되면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 심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어 무배란이나 과소배란 등 생리주기에 이상이 있을 시 빨리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질환은 비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나친 음주나 기름진 식사 등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체지방 조절 치료와 관리 병행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배란이 잘 되지 않아 불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근본적인 원인부터 치료할 필요가 있다.

이동선 전문의는 “인체 외부에서 호르몬제를 투여할 경우 자칫 내분비 교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 인위적으로 호르몬제를 투입하면 기능이 더욱 약해지고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복적으로 호르몬제를 투여하면 몸이 스스로 호르몬 분비를 해내는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낭성난소증후군처럼 장기적인 피임약 처방이 이뤄지는 질환일수록 근본치료가 중요하다.

이동선 전문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대사증후군이 동반되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비만이 되기 쉽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근육을 키우는 등 체지방을 조절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이것이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복합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이동선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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