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262명 중 81명 줄여...정몽준 장남 정기선 상무 승진
3세경영·친정체제 강화 포석

▲ 정기선 상무
▲ 하경진 사장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30% 이상을 감축하는 고강도 인사를 단행했다.

또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이 상무로 승진하며 3세 경영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3사 임원 262명 가운데 31%인 81명을 줄이는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어려움에 처한 회사에 변화를 주고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며 “조직을 슬림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에 맞는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 문종박 사장
▲ 노동열 상무보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에서 현대삼호중공업 하경진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또 현대중공업 이성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31명을 승진 발령하고 박희규 부장 등 28명을 상무보로 신규 선임했다. 이런 인사폭은 58명이 승진하고 45명이 임원으로 신규 선임된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로써 지난 12일 전 임원으로부터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받은 뒤 하루 만에 그룹 사장단과 본부장 인사를 전격 단행한 데 이어 곧바로 임원 인사까지 매듭지었다.

현대중공업의 칼바람은 창사 이래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데다 20여년만에 노조 파업 문제까지 겹치면서 예고돼 왔다. 그룹차원에서 특단의 처방이 쏟아지면서 지난 8월 최길선 전 사장을 그룹 총괄회장에 임명했고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그룹 기획실장 겸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같은 발빠른 인사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이전에 인적 쇄신을 마무리하고 하루라도 빨리 전열을 정비해 위기에 처한 그룹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또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씨가 이번에 임원으로 승진함에 따라 3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그룹에 대한 정 전 의원의 친정 체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생산현장에서 드릴십(원유시추선) 품질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열 기정(技正)이 상무보로 승진하며 그룹 역사상 최초로 생산직 출신 임원이 탄생했다.

노 신임 상무보는 1974년 7급 기사로 입사해 조선소 현장에서 선박품질 분야에서만 40년을 근무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44명)

 △전무 승진 이성조, 이동일, 박병용, 김숙현, 김삼상, 정명림, 최상철, 이상기, 이균재, 차동찬, 송기생

 △상무 승진 박영규, 윤기영, 김근안, 조용운, 이호형, 이창원, 손득균, 김대영, 노진율, 이상용, 김헌성, 박인권, 정기선

 △신규 선임(상무보) 박희규, 박무성, 남상훈, 노동열, 정성훈, 권영준, 강상립, 정석환, 최재봉, 서유성, 최동헌, 이창호, 김영권, 권용범, 허호, 강영, 박종환, 김원희, 장봉준, 손정호

 □현대미포조선(2명)

 △상무 승진 송인

 △신규 선임(상무보) 이경수

 □현대삼호중공업(7명)

 △사장 승진 하경진

 △상무 승진 유영호, 은희석, 신용완

 △신규 선임(상무보) 이만섭, 조민수, 주정식

 □현대오일뱅크(6명)

 △사장 승진 문종박

 △부사장 승진 강달호

 △신규 선임(상무보) 박광진, 허광희, 문성, 이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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