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덥던 여름은 가고 어느덧 가을이 오고 있다. 물난리와 폭염으로 견디기 어려웠던 지난 여름은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피서지를 찾아 떠났고 피서지는 가는곳 마다 만원이었다. 피서지를 향하는 차량의 행열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그렇게라도 떠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것 처럼 많은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대 이동을 했다. ▲그렇게 무덥던 여름이 어느덧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한낮의 햇볕도 한결 투명하게 느껴진다.가을이 오고 있는 것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옥수수대가 가을 바람에 흔들리고 농가에는 붉은 고추를 말리느라 마당이 비좁다. 어느덧 황금 들녁에는 수확의 트랙터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강가에는 백로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이렇게 가을은 성큼 우리 앞에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가을이 이렇게 다가오고 있지만 여름을 보낸 산과 강, 피서지에는 온통 쓰레기와 악취로 뒤덮혀 있다고 한다.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다. 신문 사회면을 장식한 끔찍한 쓰레기 더미는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싶게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천으로 널린 쓰레기가 우리에게 안겨주는 부담은 한 순간의 불쾌감이나 그것을 치우는데 드는 비용만이 아니다.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반증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워도 말리지 않는 부모, 공연장에서 휴대전화를 주고 받는 관객, 남의 집앞에 쓰레기 봉투를 몰래 버리는 얌체, 심야에 고성방가로 주변을 짜증스럽게하는 행위 등 만연되고 있는 무질서 행위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 아닐수 없다. ▲이같은 행위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교육이 잘못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질서와 예절을 몸에 배게 해 주는 교육, 무질서 행위는 언제나 현장에서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이를 실천 할수 있도록 가르쳐야 했다. 가을이 와도 우리의 산하는 이렇게 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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