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교 책사로 평가받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 국장이 21일 방문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해 우리측 외교·안보 라인 고위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한다.

청와대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야치 국장이 21∼22일 방한, 김관진 실장과 면담을 할 계획”이라며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세 등 전략적 사안에 대해 협의하고, 양국간 외교, 안보 분야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치 국장은 또 21일 오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다.

그는 방한 기간 박근혜 정부 초대 주일대사를 지낸 이병기 국정원장과도 별도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출범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의 사무국인 국가안전보장국의 초대 국장인 야치 국장이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방한 의사를 계속 밝혔으나 일본의 과거사 도발 등의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가 최근 차관급 전략대화가 재개되는 등 한·일간 고위급 대화가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이번에 이뤄졌다.

일본의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집단자위권 행사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야치 국장은 김 실장 등과의 면담에서 일본의 안보 정책을 설명하고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추진 동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을 반영하기 위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을 연내에 마무리하고 내년 봄까지 관련 법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측은 야치 국장 방한을 계기로 ‘한반도 안보 및 우리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등 군사 활동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의 요청 또는 동의가 없는 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기본 입장을 다시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양국은 연내 외교·국방부 국장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안보정책협의회도 열고 실무 수준에서도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야치 국장이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로 불린다는 점에서 이번 방한 계기에 한·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다시 한번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통해 지난달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정상회담 개최 희망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야치 국장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가 올해 7월 말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을 때 배석했으며 이는 중·일 정상회담 관련 물밑 협의 차원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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