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건강한 울산만들기-현대인의 정신건강

▲ 울산 중구정신건강증진센터는 지난 9월4일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살예방의날 캠페인을 벌이고 스트레스 및 우울척도 검사를 실시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마음의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드라마에서는 작은 외상에는 병적으로 집착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정작 마음의 병은 스스로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가 다루어졌다.

주인공 천재 추리소설 작가 장재열은 어린 시절 불우한 기억으로 인해 환각과 환시를 겪는 정신분열증을 유능한 정신과 의사 지해수 또한 어린 시절 어머니의 외도 장면을 보고 인간관계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드라마에서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주인공이 자해 혹은 타해를 가하면서 종종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증상들로 인해 고통받는 가족들이 등장한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 주변의 누군가도 마음의 병으로 인해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대개 정신질환의 경우 완치가 어렵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면서 증상을 억제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만큼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얘기한다.

■ 현대인 위협하는 정신질환
복지부 2011년 정신질환 조사 결과
4명 중 1명꼴 평생에 한번은 앓아
주변인 시선 의식해 전문치료 기피

■ 울산지역 예방 위한 노력
정신건강증진센터 5개 구·군서 운영
가정방문 통해 주민 우울척도 검사
자살예방·시민정신건강 교육 등도

◇위협받고 있는 현대인의 정신건강

보건복지부에서 5년마다 시행하는 정신질환 실태조사 2011년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4명중 1명은 평생에 걸쳐 한번은 정신질환을 앓고 7.4명 중 1명은 현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울산 중구정신건강증진센터는 지난 7월4일 중구 반구동의 울산여자중학교에서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487만명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이들 중 단 15.3%만이 치료적인 도움을 받은 적이 있으며 413만명은 아무런 도움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신질환에 관해서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 정신질환으로 인해 병원을 다니거나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크게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등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정신건강의 문제를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만 여기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신질환 내지 이상심리가 다른 사람, 사회나 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정·학교·직장·지역사회 등의 전 사회적 망을 통해서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예방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정신질환을 덮어놓고 혼자 해결하려 하다가는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정신과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기에 상담과 치료를 받지 못 할 경우 자살등으로 인해 자신과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학교정신건강문제와 관련된 2011년도 청소년백서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남학생이 37.7% 여학생이 50.7%로 나타났다. 2주 내내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을 느낀다는 학생들도 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학교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주민들의 정신건강 위한 노력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학교, 직장, 인간관계 등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의 경우에는 그 반대인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신체가 깃든다’가 더 와닿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179개소의 정신건강증진센터를 두고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돌보고 있다.

울산은 기존에 남구, 북구, 동구, 울주군 4개소에 이어 지난 7월 중구 정신건강증진센터를 개소하고 현재 5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해 새로 개소한 중구를 제외하고는 각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평균 200여명의 인원이 등록되어 관리를 받고 있다.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는 등록인원과는 별개로 내소, 가정방문, 집단상담 등을 통해 주민들과 만나 우울척도 검사와 면담 등을 실시중이다.

울산 중구정신건강증진센터 허인선 팀장은 “최대한 많은 주민분들을 만나 검사를 실시하고 상담을 하기 위해서 노인요양원 등 여러 기관들을 찾아 다니고 있다”며 “우울척도 검사를 실시해 높게 나타나는 분들이 있으면 상담을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의 각 구군별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는 △정신건강증진사업 △아동·청소년 정신보건사업 △자살예방사업 △정신분열, 조울증 등 정신질환자 등록관리 △재활프로그램운영 및 상담·교육 △우울증 환자 등 자살예방교육 △시민정신건강 교육·홍보 등을 주요사업으로 지역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 울산 중구정신건강증진센터 허인선 팀장
“정신질환 극복, 본인 의지와 주변사람 협조가 합쳐져야 가능”

울산 중구 정신건강증진센터 허인선(사진) 팀장은 정신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상담을 진행중인 한 사례자의 경우 상습적으로 자살을 시도하겠다며 119등에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하지만 이 사람도 정말 죽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가족들로부터 관심을 못 받아서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자살시도 사례자의 경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였으며 이는 곧 자기비난 우울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본인이 증상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치료의지가 있어야 하나 현재 치료를 거부중이라 어떤식으로 접근을 해야할지 고심중이라고 한다.

그는 이와 같은 경우 본인도 문제지만 그로인한 주변의 가족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며 “어느 한 쪽의 의지만으로는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힘들다”며 “본인과 주변사람들의 의지가 합쳐져야 증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 팀장은 시민들이 정신과 상담의 문턱을 넘기 어려운 것과 관련 2014년 4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관련 제도가 개선됐다고 전했다.

그는 “개선된 제도에 따르면 약물처방이 동반되지 않는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상담 시 그 횟수에 관계 없이 건강보험 청구에 따른 정신질환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며 “정신질환과 관련된 상담을 위해 주민들이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찾는 문턱이 낮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우사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