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조각 씹고…비밀요원 사칭…전과 36범 자랑에 폭력까지

남부서 집중단속 벌여...1명 구속·19명 불구속

유리조각을 씹으며 위협하고, 비밀요원 행세를 하는가 하면, 툭하면 때려죽인다고 윽박지른 울산지역 ‘동네조폭’들이 줄줄이 검거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9월초부터 동네조폭 집중단속을 벌여 영세상인들의 금품을 빼앗고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로 박모(40)씨를 구속하고 이모(52)씨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6월부터 9월말까지 남구 공업탑로터리 인근 식당과 편의점에서 업주들에게 술값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욕설을 해 영업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소한 이씨는 인근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혼자 노숙을 하면서 70대 노인을 폭행하고 자신을 ‘보안부서 비밀요원’이라고 사칭해 식당에 들어가 돈을 요구하는 등 총 9차례 범행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구속된 박씨는 지난 9월27일 오전 3시께 남구의 한 식당에서 여성 손님을 추행하고, 이를 말리는 업주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맥주컵을 깨트려 유리조각을 씹는 등 험악한 분위기 조성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 201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여성 업주가 운영하는 노래연습장을 찾아다니며 노래연습장에서 술을 판매할 수 없다는 약점을 잡아 상습적으로 업주를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김모(33)씨는 자신의 모친과 여동생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면서 다른 식당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식당 지붕 속으로 연기를 넣고 상의를 벗고 들어가 손님들에게 고함을 지르며 욕설하는 등 2011년부터 10여차례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공동주차장을 막아놓자, 이를 항의하는 인근의 업주들에게 욕설과 함께 불집게를 집어던지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3일 내내 같은 식당에서 행패를 부린 최모(62)씨도 불구속 입건됐다. 최씨는 지난 8월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남구의 한 식당에서 여주인에게 “내가 전과가 36범이다. 다 때려 죽여버린다”며 소란을 피우고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 영세상인들이 자신들의 위반행위가 적발될까봐 동네조폭의 행패를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미한 위반행위는 준법서약조건부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면제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업주는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경찰은 ‘동네조폭 피해자 면책 심의위원회’를 열어 노래연습장에서 술을 판매한 한 업주에 대해 불입건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서민과 영세 상인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지난달 3일부터 100일간 특별단속을 하고 있다. 김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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