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시컨벤션센터 설립 지지부진
교통·숙박·안전 등 2차 인프라도 부족
국제행사 유치할 수 있는 조건 갖추길

▲ 허령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ICT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전권회의가 지난 20일 오전 11시 산에서 부개회식을 시작으로 내달 7일까지 3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울산과 인접한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이 세계적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심에 우뚝 서는 기회가 될 것이 확실하다.

ITU는 UN 산하의 ICT 전문 국제기구로서 국제 주파수 및 위성궤도의 관리, 전기통신 기술표준 개발 등을 통해 정보통신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전, 전 세계 ICT의 확산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ITU의 최고 의결기구인 ITU 전권회의는 국가 원수로부터 ICT 관련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은 전권대사(장관)들이 모여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전권(全權)회의라는데서 그 중요성이 높다.

우라나라에서 처음으로 이렇게 중요한 회의가 울산과 접해있는 부산에서 열리는 사실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전권회의 기간 동안 193개국 정부 대표단 3000여 명과 일반 관람객 60여만 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에 글로벌 도시 부산의 브랜드와 ICT 역량을 알릴 중요한 순간을 마주한 부산시가 마냥 부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반면, 이러한 국제회의가 울산에서 개최되었더라면 하고 아쉬움을 담아 울산의 국제회의와 관련된 면면은 과연 어떨까?

이러한 국제 회의를 치를 수 있는 회의 및 전시공간으로는 부산 벡스코, 일산의 킨텍스, 대구 엑스코, 창원의 세코, 인천의 송도컨벤시아 등이 있다. 그러나 울산은 최근 KTX 울산역사 근처 복합환승센터 부지 근처에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 대한 설립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수익성 등과 관련하여 여러 의견들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시나 회의를 진행하는데 있어서는 전시장 뿐만 아니라, 이를 치르게 해주는 교통, 숙박, 안전, 의료와 같은 2차적 인프라 또한 확보돼야 한다. 이미 지하철 및 공항, 항만 등 다양한 교통체계가 확보된 부산과는 달리, 울산은 KTX를 제외하고는 이렇다고 내세울만한 교통체계를 갖추고 있다. 숙박시설과 의료시설 등도 많이 부족하다. 컨벤션 센터를 떠나서도, 아직 울산은 ITU 전권회의와 같은 국가적 이벤트를 치를 수 있는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제는 아쉬움과 함께 국제 행사 등을 유치 할수 있는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가 아닐까?

또한 이러한 이벤트를 개최하였을 때, 회의 참석자와 일반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탐방·관광·체험 프로그램 을 통해 2차적인 효과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산은 다양한 볼거리 및 쇼핑거리가 있어 이러한 기대에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얼마나 효율적인 프로그램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이는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또 한번, 울산은 어떨까? 울산 하면 떠오르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있는가? 아직 국내에서도 홍보가 부족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태화강 생태공원, 울산대공원, 고래관광, 그리고 특화됨이 부족한 전통시장 정도가 고작이다. 다시 말하면 울산을 방문 했을때 꼭 가보라고 추천해줄 만한 관광지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ITU 전권회의를 개최하는 부산은 한국의 제2 도시다. 인구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국제 이벤트를 치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기 때문에 부산은 제2의 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울산과 인접한 부산이 국제적인 큰 행사를 자주 유치하는데 울산은 과연 어떨까? 2014년 10월 현재 120만의 인구 울산은 아직 한국의 제일 작은 광역시에 불과하다.

그러나 산업수도인 울산은 1인당 GRDP가 6만달러에 달하여 성장과 발전의 무한 잠재력, 그리고 풍부한 문화 유산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두루 갖춘 경쟁력이 높은 도시이다. 지금부터라도 국제회의를 유치할수 있는 회의장, 숙박, 관광, 의료 등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깊은 고민을 해야 될 시기가 아닐까?

ITU 전권회의 부산 개최를 바라보면서 웬지 씁쓸하고, 마음이 편치 않다. 세계속에 우뚝서는 국제도시 울산이 시민 모두의 바람이라 생각된다. 허령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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