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망가<스페인>=연합뉴스)『수비수, 미드필더 가릴 것 없이 기회가 오면 골을 넣을 수 있어야 한다.』 극심한 골가뭄에 고심해온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공격수는 물론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에게까지 기회가 오면 골을 넣을 수 있는 기량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이하 한국시간) 실시한 훈련에서 히딩크 감독은 이례적으로 송종국 등 미드필더들과 함께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등 수비수들에게도 집중적인 슈팅 훈련을시켜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대표팀의 경기에서 수비수에 의한 득점이 아예 없지는 않았고 선수 전원이 문전에서 슛 연습을 한 적은 있었지만 이날 처럼 「골은 공격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개념아래 수비수들에게 슈팅 훈련을 시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수비수들을 상대로 한 이날 훈련은 공간 패스에 의한 슛은 물론 헤딩슛과페널티킥 그리고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을 경우의 후속조치 요령까지 망라돼 그동안 공격수들의 전유물이던 「킬러만들기」 집중훈련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수비수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골이 터지지 않는 답답한 경기 결과에 누구보다 답답함을 느껴온 선수들 역시 진지하기는 마찬가지.

 노련미를 갖춘 홍명보와 최진철 등은 이날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토킥 슛과골문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슛을 골로 성공시켜 코칭스태프들로부터 「스트라이커들 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 역시 처음에는 『이제야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를 찾았다.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농담을 건넸지만 『너희들이 골을 넣어야 우리가 이긴다』며 선수들에게 진지한 자세를 요구했다.

 또 히딩크 감독은 페널티킥 연습에서는 『10만명의 홈팬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라. 못 넣을 경우 돌팔매를 맞는다는 각오로 신중을 기하라』며 골키퍼와 맞선스트라이커의 자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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