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일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온 외동딸의 영정 앞에서 아버지는 다시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통곡했다.

30일 오후 4시께 세월호 침몰사고 295번째 희생자로 발견된 단원고 2학년 3반 황지현양의 빈소가 차려진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 201호.

교복을 곱게 입은 황양의 영정 앞에 검은 상복으로 갈아입은 아버지 황인열(51)씨와 어머니 신명섭(49)씨가 나란히 섰다.

진도에서 딸의 유품을 직접 확인하고, 오전 시신을 인도받은 뒤 헬기에 함께 타 안산까지 온 황씨는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누르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시신이 수습된 29일은 황양이 수학여행을 간다며 집을 나선지 197일째 되던 날이었으며 공교롭게도 18번째 생일인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또 황양은 황씨 부부가 7년여만에 가진 늦둥이 외동딸이었다.

황씨는 ‘이렇게 가면, 이렇게 가면…’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이마에 손을 올린 채 눈물을 흘렸고, 쓰러질 뻔한 것을 주변에 있던 유족들이 부축해줘 간신히 서 있을 수 있었다.

하나 둘 모인 조문객들은 황양의 빈소 앞 한 벽면에 ‘지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라고 적힌 메모판에‘더 좋은 곳에 가서 편안히 푹 쉬거라’는 글을 남기며 고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떠나는 친구를 배웅이라도 하듯 ‘단원고 2학년 친구들. 잊지않을게. 돌아와줘서 고마워’라고 적힌 조화도 빈소 한켠에 세워져 있었다.

황양의 발인은 다음 달 1일 오전 8시로 예정되어 있으며 장지는 평택 서호추모공원이다.

앞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8일 오후 5시 25분께 선내에서 황양의 시신을 발견했으나 거센 유속 때문에 수습에 어려움을 겪다가 하루 뒤인 지난 29일 오후 5시 19분께 민간 잠수사를 투입, 한 시간여 만에 시신을 수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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