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이 수많은 관광객의 방문으로 훼손 위기에 놓인 시스티나 성당 내 미켈란젤로의 걸작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 등 프레스코 벽화 보호 작업을 마무리했다.

교황청은 29일(현지시간) 매년 600만 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열, 먼지로부터 벽화를 지킬 성당 내 공기 조절 장치와 함께 조명 시설의 개선 작업을 끝내고 공개했다.

3년에 걸친 이들 작업에 투입된 비용만 300만 유로(39억9천만원)에 이른다.

이번 공사로 성당 벽에 부착된 감지기 70개와 입장객들을 상시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 2대를 이용, 성당 내부 온도를 20∼25도로 유지하고 먼지 양과 공기 흐름을 바티칸의 미술 전문가들이 정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 즉 콘클라베가 열리는 시스티나 성당에는 이전에도 공조 장치가 있었으나 연간 150만 명이 방문하던 20년 전 설치된 것이어서 현재 수준의 관광객을 맞아 벽화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교황청은 이번에 LED(발광다오이드) 조명 7천여 개도 달아 ‘최후의 심판’의 짙은 푸른색 바탕을 돋보이게 했고 모세와 그리스도의 일대기를 그린 다른 프레스코 벽화도 잘 보이게 했다.

다른 프레스코 벽화들도 보티첼리, 페루지노, 가르란디요 등 거장들의 작품이지만 이전 조명 장치로는 문자 그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안토니오 파올루치 바티칸 박물관장은 “가장 중요하게는 미켈란젤로의 대작이 안전해졌고 (작품에) 적합한 조명도 밝히게 됐다”며 “미켈란젤로 사망 450주년을 학술대회 같은 일시적인 방법이 아닌 오래가는 방법으로 기렸다”고 자평했다.

교황청은 지난주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500년 된 미켈란젤로의 천장 벽화 ‘천지창조’의 훼손을 막고자 입장객을 연간 600만 명 수준으로 제한했다.

시스티나 성당의 미켈란젤로 천장 벽화에는 세계 미술사에서 제일 유명한 장면 가운데 하나인 하느님이 오른팔을 뻗어서 아담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아담의 창조’가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