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도시 부시장의 아들이 비행기에서 승무원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린 사건이 중국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푸젠(福建)성 푸딩(福 鼎)시의 정징궈(鄭敬國) 부시장의 아들인 정모(23)씨는 29일 저녁 충칭(重慶)에서 원저우(溫州)로 향하던 ‘NS3316’ 항공기에 탑승, 휴대전화를 꺼달라는 승무원들의 말을 듣지 않고 다투다 기내 보안요원을 발로 차는 등 폭행했다고 31일 보도했다.

항공사는 공안 당국에 이 사건을 신고해 그는 이날 밤 원저우 공항에 도착한 직후 공항경찰대에 체포돼 행정 구류 5일이라는 처벌을 받았다.

당시 정씨는 우리 아버지가 시장이라며 특권의식을 내보이며 승무원의 말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아버지인 정 부시장은 곧바로 납작 엎드렸다.

그는 “아버지로서 아들을 잘못 가르쳐 사회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서 깊은 가책을 느끼며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그는 ”아들은 이미 23세의 성인이라면서 공안기관이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강한 처벌도 주문했다.

푸딩 시는 푸젠성 닝더(寧德)시 담당의 현급 시로 저장(浙江)성 원저 우 시와 가까워 시민이 원저우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의 발 빠른 사과에도 중국 인터넷에서는 이 사건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직자를 포함해 사회 지도층의 자녀들이 교통사고 등 물의를 일으킨 이후 자신 아버지의 지위를 앞세운 사건이 끊이지 않아 서민들의 공분을 사 왔다.

중국에서는 2010년 10월 이른바 ’리강(李剛) 사건‘이 터져 인터넷에서 ’우리 아버지는 누구누구‘라는 표현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사건은 음주 운전으로 가난한 농촌 출신 여대생을 숨지게 한 지방 공안국장의 아들이 현장에서 붙잡히고 나서 적반하장격으로 ”내 아버지가 리강이야“라고 외친 것이 알려지면서 서민들의 분노를 자극했던 것을 말한다.

2011년 9월 원저우 시에서 19세의 마(馬)모씨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이후 ”우리 아버지가 시장“이라고 외친 사건도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또 지난 2012년 3월18일 베이징에서 페라리 458 한대가 다리 난간에 부딪혀 20대 운전자가 즉사했고 함께 탄 여성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는 중국에서 종종 발생하는 ’푸얼다이‘(富二代·부유층 2세)의 음주 운전 사고 정도로 치부되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수개월 후 사망자가 당시 링지화(令計劃) 중앙당 서기처 서기 및 중앙판공청 주임의 아들이었고 링지화가 사건 은폐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며 중국 정가에 파문을 불러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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