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23일 오전 10시30분 시의회 의장실에서 김무열 의장, 김광수 부의장, 김헌득 산업건설위원장 등(나중에 이종범 의원 동석)에게 오는 2005년 전국체전 대비체육시설 확충계획을 보고하고 동의를 구했다.  시의회는 늦어도 이달말까지 전체 의원들이 참석하는 의원총회 형식으로 시의 업무보고를 다시 받은 뒤 여러 쟁점에 대한 의회입장을 조율해 집행부에 통보키로 했는데 의총결과가 주목된다.  이날 조기안 시장직무대리(행정부시장)가 동석한 가운데 허언욱 문화체육국장, 장정수 종합건설본부 시설부장, 박세기 체육청소년과장과 이효재 도시계획과장 등이 보고한 체육시설 확충계획의 골자와 쟁점거리는 다음과 같다.  ◇체육시설 확충계획  △추진경위= 지난 99년4월 전국체전(2005년 제86회) 유치신청을 했고, 같은 해 11월 유치관련 시설확충계획을 시의회에 보고했으며, 2000년 6월10일 전국체전 유치가 확정됐다.  당초 확충계획은 전국체전을 위해 필요한 경기장 56개 중 기보유한 43개와 타 시·도활용 6개(조정·카누·요트·싸이클(이상 부산), 승마(과천), 하키(김해)) 외에 6개 경기장(궁도·양궁·사격·야구·수영·로울러스케이트) 신축과 중구 남외동 공설운동장을 개·보수하는 것이다.  이같은 7개 경기장의 신축 및 개·보수에 총 사업비 1천313억여원을 예상했다.  △확충계획 변경= 신축 대상에 테니스장을 추가, 6개에서 7개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야구장 건립비가 당초 499억원을 예상했으나 607억원으로 108억원 증가했고, 로울러스케이트장도 44억여원에서 85억여원으로 41억여원 늘어났으며, 추가된 테니스장 건립비는 182억여원이다.  이에 따라 체육시설 확충사업비는 당초 계획보다 331억9천여만원이 증액됐다.  ◇쟁점  △야구장 건립= 시는 2만1천142석(외야 증축시 2만8천142석) 규모의 야구장을 총남구 옥동 체육공원 부지내에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미 기본설계비 5억7천만원과 부지조성비 50억7천만원 등 56억여원을 투입했으며, 실시설계비 9억5천여만원을 내년 당초예산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말까지 시공자를 선정한 뒤 오는 2003년부터 본공사에 착공, 2005년7월께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그러나 심완구 시장이 신병치료차 미국으로 떠나기 전 추진여부를 시의회와 충분히 협의하라는 당부를 한 가운데 시의회 일각에서 전국체전용으로 6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야구장을 건립할 만한 재원이 어디있느냐며 난색을 보이자 건립을 보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기안 시장직무대리는 23일 시의회에서 "야구장 건립을 일단 보류하고, 예정부지에 수영장을 신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언욱 국장은 "재원부족을 이유로 시의회가 야구장 건립을 반대하면 보류하고, 다른 방안을 찾겠다는 의미이고 찬성하면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시의 입장은 시민대의기관인 의회가 예산문제로 반대하면 수용하겠다는 것이나 추진계획 자체가 충분한 사전검토없이 갈팡질팡한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확충사업비 증가  시는 1주일전만 해도 자체 마련한 체육시설 확충계획에서 7개 경기장 신설과 1개 경기장 개·보수에 모두 1천517억여원의 사업비가 예상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총 사업비가 1주일 사이에 1천645억원으로 128억원이나 불어난 것은 테니스장 건립비가 55억여원에서 183억원으로 증액됐기 때문이다. 증액사유는 센터코트 1면과 서브 코트 14면에서 실내테니스장 3면의 추가에 따른 것이다.  결국 체전대비 체육시설 사업비가 1천313억원에서 1천517억원, 1천645억원 등으로 계속 불어나고 있어 앞으로 각종 경기장의 실시설계가 나오면 얼마나 더 증액될 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체육공원 조성계획 변경  시는 당초 문수축구경기장을 착공할 때 남구 옥동 체육공원 조성계획을 변경했다. 체육공원의 메인시설인 종합경기장 예정지에 축구전용구장을 건립하고, 종합경기장은적절한 시기에 축구전용구장 예정지에 건립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는 최근 중구 남외동의 공설운동장 개·보수, 동천체육관 완공 등을 이유로 체육공원내 종합경기장과 실내체육관 건립계획을 철회하는 조성계획 변경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종합경기장이 들어설 부지에는 실내테니스장과 로울러스케이트장(빙상장 겸용)을, 실내체육관 부지도 타 경기장 부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약 28만평인 체육공원내에 지금까지 계획한 각종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시설물이 전체 면적의 5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관계법령에 저촉되는 것으로 드러나자 남부순환도로변 청량면 덕하방면 인접 그린벨트 16만평(제2안 11만평)을 추가로 체육공원에 편입시키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시의 이같은 체육공원 조성계획의 잦은 변경은 한마디로 중심을 잡지못하고 일관성이 결여된 채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는 시행정의 단면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도 김광수 부의장은 이와 같은 시의 행태를 놓고 "도대체 체육공원 조성계획이 일관성이 없고, 전국체전을 위해 땜질식으로 왔다갔다하는 행정을 펴도 문제가 없느냐"면서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서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문수축구경기장 옆 호수의 수질이 악화되면서 악취를 발생시키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논의됐으나 특별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등 앞으로 한동안 체육공원 관리 및 체육시설 확충계획이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귀홍기자 khs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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