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유치하려 할인했다...안정적 운영되자 혜택 없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KTX 승객 유치를 위해 도입했던 각종 요금할인 혜택을 내년 1월1일부로 폐지한다. 울산지역 하루 이용객이 1만명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각종 할인에 나섰다가 이용객이 1만5000명 까지 늘어나자 할인혜택을 없애 ‘장삿속’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코레일은 내년 1월1일부터 ‘업체 할인’ ‘경부선 할인’ 등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코레일은 KTX울산역이 개통된 지난 2011년부터 지역 기업이나 공공기관, 법인 등과 계약을 맺어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당초 주중 15%, 주말 2.5% 할인이었지만 조금씩 할인폭을 줄여 현재는 주중 10% 할인만 적용하고 있다. 울산지역에서는 100여곳의 기업 등이 혜택을 받았다.

이와 함께 경부선 할인이 추가로 적용돼 울산~서울 구간 탑승객들은 평일·주말 2900원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했다. 내년 1월1일부터 할인액이 2100원으로 조정되며, 이후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코레일의 할인혜택은 KTX 이용객 증가를 불러왔다. 평소 항공편을 이용한 출장이 잦았던 울산지역 기업 및 공공기관, 단체 등이 비싼 항공기보다 KTX 이용을 늘리면서 울산역 이용객이 당초 예상(하루 평균 1만명)보다 늘어난 1만5000여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약 30%인 4500명 안팎이 출장에 따른 승객으로 그동안 할인혜택을 받는 대상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울산공항의 항공편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KTX 개통 이전에는 항공기가 하루 24회 울산~김포를 오갔지만 총 3차례에 걸쳐 감편되면서 현재는 하루 14회(월~토), 일요일에는 10회만 운행된다.

지역의 한 기업 관계자는 “코레일의 할인정책 때문에 항공기를 이용하던 출장자들이 KTX로 갈아탔고, 결국 울산~서울간 항공편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이제와서 코레일이 사실상 ‘요금인상’이나 다름없는 할인혜택 폐지를 단행하는 것은 장삿속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일부에게만 적용하던 할인혜택을 없애는 대신 모든 이용자들에게 적용되는 다양한 할인제도를 신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KTX 할인폐지는 울산지역 항공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울산~김포간 항공요금이 최소 5만5300원으로 KTX 요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공항 관계자는 “내년 항공요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KTX에 빼앗긴 수요를 되찾아오기 위해 할인정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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