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치료 않으면 꼬부랑 허리

시멘트로 뼈 속 채우는 성형술

부분마취로 환자 부담도 적어

▲ 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가 척추 압박골절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아름다운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가을 산행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골절이다. 울산시소방본부에서 최근 3년간 산악안전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0년 142건, 2011년 163건, 2012년 204건으로 매년 산악안전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단풍이 무르익는 10월이 17.4%로 가장 많았고, 부상의 유형에서는 골절이 31.1%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등산 중 척추골절은 낙상으로 인한 충격으로 척추몸통뼈가 납작하게 되는 골다공성 척추압박골절이 대부분이다.

◇60세 이상 노인, 발만 헛디뎌도 골절

골다공증(骨多孔症)이란 한자의 뜻 그대로 뼈 안에 구멍이 많이 생기는 질병으로, 나이가 들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골강도가 낮고 폐경기 이후에는 급격하게 골밀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대한골다공증학회에서 우리나라 대도시 중년이후 여성의 골다공증 비율을 조사한 결과, 40대 9.5%, 50대 23%, 60대 47%, 70대 71%로 보고하고 있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목욕탕에서 넘어지거나, 화장실에서 변을 보다가, 심지어 기침만 해도 척추뼈가 부러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척추골절 환자 중 30%는 또 다른 척추뼈마디의 골절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노년기 환자들의 경우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었을 뿐인데도 척추압박골절을 판정 받는다. 척추가 골절되면 자세를 바꿀 때, 누웠다가 일어날 때, 몸통을 비틀 때에는 매우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기침이나 재채기만 해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척추골절은 주로 등과 허리의 경계부위에서 발생하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척추가 앞으로 굽으면서 등과 허리가 굽는 꼬부랑허리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꼬부랑허리가 되면 구부러진 척추가 내부 장기인 심장과 폐를 압박하여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피적 척추체성형술로 압박골절 치료

과거에는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침상에서 뼈가 굳을 때까지 수개월동안 안정을 취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다. 그런데 고령자들의 경우는 오랫동안 누워 지내면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심폐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심장마비, 뇌졸중, 폐색증 등이 생길 수 있고, 기도에는 가래가 차서 호흡도 곤란해지며, 등이나 엉덩이에는 욕창이 생기는 등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척추뼈에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이 일반화됐다. 이는 골절이 생긴 부위에 국소 마취를 하고 2~3㎜ 굵기의 바늘을 넣어 의료용 시멘트로 뼈 속을 채우는 ‘경피적 척추체성형술’이다.

임춘수 전문의는 “뼈 속에 3~5㏄ 정도의 시멘트를 채워 넣으면 속이 빈 채 골절됐던 뼈가 다시 단단해진다”면서 “입원할 필요가 없고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 하에서 진행되며 시술시간도 20여분에 지나지 않는다. 시술 즉시 통증이 사라지고 바로 다음날 퇴원할 수 있어 환자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임 전문의는 “골다공증성 척추골절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쉽게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대충 넘어가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치료 후에도 다른 뼈마디가 새로이 압박골절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서 칼슘제를 수년간 꾸준하게 복용하고, 팔굽혀 펴기나 앉았다 일어나기 등 뼈에 자극을 주는 근력 운동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임춘수 아름다운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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