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3일까지 갤러리 한빛

▲ 민경숙 작가의 작품 ‘주머니-사과’.

대구에서 주로 활동하는 민경숙(42·사진) 작가가 갤러리 한빛의 초대로 울산에서 개인전을 갖고있다.

24일 시작된 이번 초대전은 10여 점이 소개됐다. 작품 크기는 10호~40호가 다수를 차지한다. 100호가 넘는 대작도 1점 선보였다. 작품 대부분은 수개월 전 완성됐지만 개중에는 물감이 완전히 굳지 않은 것도 있다. 그의 작품은 요즘 수장고에 보관될 여유가 없을만큼 찾는 이가 많다. 초대전 섭외 또한 1년 전의 일이었다. 각종 아트페어를 통해 최근 인지도가 급상승한 민 작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민 작가의 작품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극사실주의 범주로 분류된다. 그의 작품에는 과일과 꽃 등이 등장한다. 붉거나 푸른 사과, 노란 장미와 푸른 기가 감도는 흰 장미 등이다. 가끔 석류와 체리가 등장할 때도 있다. 오브제는 언제나 맑디 맑은 물 속에 절반 정도 몸을 담근 채 투명한 셀로판지 봉투 속에 갇혀 있다.

투명 주머니는 그 투명성으로 인해 오브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투과시킨다. 그러나 동시에 형상을 굴절시키거나 왜곡시키기도 한다. 민 작가는 사실적인 방식을 택하면서도 물이 담긴 투명 비닐을 통해 여과된 형태가 시각적으로 변형된 장면을 담아낸다. 익숙하고 평범한 것들이 그림 안에서 다른 무언가로 다시 인식될 수 있기를 바라는 듯 하다. 형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제와 이미지, 그리고 본질까지 수용하는 격상된 오브제의 재현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두고 평론가 최석태씨는 ‘영롱하고 싱싱한 느낌의 선물을 받는 느낌’ 혹은 ‘우리가 느끼는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고 표현했다. 평론가 박소희씨는 ‘사실적 구상회화, 또 하나의 일상, 그 이면에 숨겨진 욕망’에 대해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경숙 작가는 총 17회의 개인전을 치렀다. 홍코아트페어와 부산아트쇼, 화랑미술제, 세텍아트쇼 등 그룹전에도 활발하게 참여해 왔다. 대구미술협회 및 대구구상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전시는 오는 12월13일까지. 903·0100.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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