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권오갑 사장 담화문...사장급여 전액 반납키로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이 26일 담화문을 통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와 함께 사장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향후 수익을 내면 상응하는 보상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노조는 여전히 추가인상안을 요구해 27일로 예고된 20년만의 파업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권 사장은 담화문에서 “거듭되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회사의 수정된 최종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며 “올해만 임단협이 있는 것이 아니며 회사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정상화되어 이익을 많이 내면 보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회사가 제시한 임금인상안을 보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전체적으로 12.6%의 임금이 올라가고 100%+300만원의 격려금도 지급된다”며 “이것만 해도 많은 인건비 부담이 있지만 노조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업이 벌어지면 민·형사상 책임이 뒤따르게 되고 우리에게 가슴 아픈 일이 생길 수 있다”며 “파업은 회사 손실만 늘어날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의) 잘못된 판단으로 삶의 터전이 흔들리지 않기 바라며 회사가 하루빨리 정상화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사장의 이날 담화문은 20년 만에 파업을 카드로 회사를 압박하는 노조에 현재의 경영여건상 추가 인상안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직원 모두가 위기 극복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노사는 26일 오후 제52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추가안을 제시해달라”는 노조측과 “어렵다”는 사측의 대립각이 여전해 잠정합의에 실패했다.

노조는 파업 직전까지 대화의 창을 열어놓는다는 방침 아래 27일 오전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사가 이 때까지 잠정합의를 하지 못하면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의 부분파업이 벌어진다. 노조는 일산문에서 정문까지 약 1.8㎞ 도로를 행진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신형욱기자·이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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