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안방극장 스타들이 최근 속속 복귀해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변화된 모습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면서 드라마와 쇼, 오락 프로그램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있다.  24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장욱제씨에 이어 70~80년대 한국 액션영화와 에로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스타, 이대근이 4년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한다. 오는 20일부터 방송될 MBC 아침드라마 〈보고싶은 얼굴〉(매주 월~금요일 오전 8시 25분)을 통해서다. 지난 97년 SBS 시트콤 〈아빠는 시장님〉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던그는 이 드라마에서 많은 부동산을 갖고있는 졸부 이태봉 사장역을 맡아 예전의 개성있는 캐릭터를 마음껏 뽐낼 것으로 보인다.   SBS 주말드라마 〈아버지와 아들〉(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 55분)에서 시청자들은 70년대 인기드라마 〈여로〉의 "영구"를 만나볼 수 있다. 탤런트생활을중단한 뒤, 오랜 세월 사업에 몰두하던 장욱제가 24년만에 복귀해 감칠맛나는 연기를펼치고 있는 것. 장욱제는 주인공 태걸(주현)의 죽마고우 종태역을 맡아 자식 때문에괴로워하는 태걸의 곁에서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해주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하고있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가끔 실소를 자아내게도 하지만 "오버"하지 않는 차분한 연기는 오랜 관록에서 비롯된 "대연기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시청자들은"흔히 보게되는 우리 옆집의 아저씨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평을 하고 있다.  최근 시청률 40%를 상회하는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는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 55분)의 전인화도 이번 드라마 출연이 3년만의 안방극장 나들이다. 매서운 눈빛연기와 카리스마로 자타가 〈여인천하〉 인기의 1등공신으로 인정하는 그는 지난 98년 SBS 〈흐린 날에 쓴 편지〉를 마지막으로 육아에 전념하고자 TV를 떠났었다. 이전까지만해도 주로 현모양처 역할로등장했던 전인화는 이드라마로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영화 〈투캅스〉의 히로인 지수원도 3년간의 공백을 깨고 지난 7월부터 KBS 2TV시트콤 〈쌍둥이네〉에 변호사 사무장역으로 출연,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코믹연기를 선보이고있다. 그의 "파격연기"에 힘입었는지 시청자의 눈길을 끌지못해 고전하던 〈쌍둥이네〉(매주 월~금요일 오후 9시 20분)의 시청률은 최근 서서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지수원은 〈보고싶은 얼굴〉에도 출연하는 등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밖에도 오는 9월 방송될 KBS 방송의날 특집 드라마 〈사랑〉의 김진아, 〈아버지와 아들〉의 차주옥, SBS 〈수호천사〉(매주 수.목요일 오후 9시 55분)의 조미령 등도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내비치는 연기자들이다. 영화쪽에만 전념해왔던 〈여인천하〉의 강수연과 KBS 2TV 〈명성황후〉(매주 수.목요일 오후 9시55분)의 이미연도 TV를 통해서는 실로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나고있다.  한편, 가요프로그램에서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가수들이 출연, 20~30대 시청자들이 어린시절 즐겨듣던 "그시절 그노래"를 부르면서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지난 11일 밤 방송됐던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매주 토요일 밤 12시 25분)와12일밤 방송됐던 SBS 〈메모리스〉(매주 일요일 밤 12시 30분)에는 90년대 초반의 "명가수" 김민우, 박준하, 조정현, 박정운이 함께 출연, 감동적인 재기의 무대를 연출했다.  코미디언 가운데는 MBC 〈오늘밤 좋은밤〉 "알까기 명인전"의 최양락을 필두로 MBC 〈오늘밤 좋은밤〉(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5분)의 김상호, 이용식, iTV 〈최양락의 코미디쇼〉(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50분)의 황기순, 이경래 등이 서서히 활동을 재개해나가고 있다.  이같은 최근의 현상은 TV속에 불고있는 복고바람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복잡다단한 사회 속에서 시청자의 정서를 편안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를 살릴 줄 아는 출연자들이 다시 방송 제작자들의 관심을 끌고있는 것이다.  드라마의 경우, 많은 연기자를 필요로 하는 사극이 동시에 여러 편 방영되면서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 주연급 및 중견 연기자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높아졌다는 점도과거 스타들의 복귀를 재촉하는 한 요인이다.  KBS 드라마제작국의 김종식 부주간은 "지금 다시 활동을 시작한 연기자, 가수 ,코미디언들은 모두 과거에 실력을 검증받은 사람들"이라며 "시청자에게 완성도 높은 방송을 선사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등장은 환영할만한 일이며, 대중들이 이들로부터 받게되는 옛친구 같은 친숙한 느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vaidale@yna.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