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이 월드컵을 앞두고 깨끗한 도시미관 조성을 위해 불법 광고물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도로변에 개업과 행사, 모임 등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무더기로 게시돼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울산시와 5개 구·군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도시미관 정비를 위해 지역별로 공식 현수막 게시대 10~20여개를 설치하고 이번달부터 불법 광고물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소와 사회단체, 동문회 등은 현수막 한개당 1만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부담 때문에 도로변 가로수와 펜스 등에 불법으로 게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인 현수막 게시대에는 광고물이 거의 없는 반면 울산지역 주요 도로변과 아파트단지 일대 등 곳곳은 불법으로 게시된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현수막 부착을 위해 가로수에 상처를 낸 뒤 철사와 줄을 사용해 묶고 있다. 북구 연암~강동과 동구 남목~주전 고갯길에는 횟집·식당의 개업을 비롯한 동문회 모임, 체육대회, 자연보호 캠페인 현수막이 가로수 등에 부착돼 있다. 또 도심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인근과 주요 도로변 안전펜스 등에도 각종 이벤트 행사, 상품광고, 개업, 동창회 등을 알리는 현수막이 불법으로 게시돼 있다. 반면 인력이 부족한 행정기관은 올들어 각 구청별로 10여건의 불법 광고물만 적발해 행정처분, 단속이 거의 형식에 그치고 있다. 이모씨(여·24)는 "업소와 동문회, 사회단체 등에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도로변등에 현수막을 불법으로 게시하고 있다"며 "일부 사회단체에서는 자연보호 캠페인 현수막을 가로수에 게시하는 해프닝까지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 jhpark@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