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마산·진해 통합 후 신뢰로 연결…지역 정치권 갈등과 대조

경남 상공계 수장 격인 창원상공회의소 제2대 회장을 최충경(68) 현 회장이 다시 맡았다.

지난 17일 오후 창원 리베라컨벤션에서 열린 창원상의 제2대 1차 임시 의원총회에서 최 회장은 회원 만장일치로 제2대 회장에 추대됐다.

마산과 진해 쪽에서 반발이 우려된다는 예상도 없지 않았지만 회원 모두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다.

최 회장 재선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창원·마산·진해 등 3개 시가 통합한 뒤 2012년 1월 새롭게 출범한 창원상의는 지역 간 경제규모 격차 등 이해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지난 3년간 갈등이나 잡음은 드러나지 않았다.

창원시와 의회를 비롯해 지역 정치권이 내내 ‘졸속 통합’ 후유증을 겪어왔던 점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창원 NC 다이노스 새 야구장 입지 변경 문제로 시끄러웠울 때도 지역 상공계는 흔들림이 없었다.

여기엔 최 회장이 중심을 잡고 상공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역할을 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지역 상공인들은 입을 모은다.

최 회장은 “지역에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분들이 많지만, 한 번 더 회장직을 맡아 통합 창원상의 안정을 꾀하라는 지역 원로분들의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였다”며 재선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통합 창원상의를 무리 없이 이끌어온 최 회장은 평소 지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을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창달하자고 주창해왔다.

그러면서 먼저 나서 20년 넘게 기업이윤의 1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아름다운 기부’를 실천해왔다.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기명 회원으로는 경남에서 가장 먼저 가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리더십은 경남은행 지역환원 추진과 좌절 과정에선 중대한 시험대에 서기도 했다.

그는 지역 상공인 대표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표 공동위원장을 맡아 머리띠를 매고 백방으로 뛰었지만 지역민과 상공인들에게 낭보를 전하는데는 실패했다.

최 회장은 “지역 상공인들에 의해 설립한 경남은행의 지역 환원 꿈을 이뤄지는 못했지만 경남은행, 부산은행이 약속한 대로 ’투 뱅크‘ 체제로 지역 인재 채용과 지역 밀착 금융 서비스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0일부터 3년간 제2대 창원상의 회장직을 수행해야 하는 그에게는 과제도 많다.

당장 창원국가산단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R&D) 인력 수도권 유출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최 회장은 “창원산단 구조고도화에는 재료연구소, 전기연구원처럼 고급 연구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알엔디(R&D)’를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그는 또 “정부와 기업도 수도권 중심 정책을 바꿔 지역 기업발전을 위한 유인책 제공 등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경남상의협의회장을 당연직으로 맡은 최 회장은 지난 17일 정부가 경남지역 3곳에 항공·나노융합·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된 점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은 “창원 국가산단 지정 이후 40년 만에 최고의 경사다”면서 “우리 기업인들도 힘을 모아 창원과 경남이 한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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