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정유부문만 SK이노 2261억·S-OIL 1867억 손실

넥슬렌·올레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 확대 주력

울산 정유·화학업계는 올해 세일가스의 생산확대로 인한 국제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제마진 악화에다 재고손실, 환율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지는 등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었다.

◇정유, 정제마진 감소 유화, 수익성 악화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6월 배럴당 평균 107달러에서 이달 17일 현재 55달러선까지 추락하면서 정제마진이 줄고 재고평가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셰일가스’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정제마진 악화로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분기 정유 부문에서만 2261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S-OIL도 3분기 정유 부문에서 1867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중동 등 산유국에서 원유를 구매해 운송과정을 거쳐 정제하기까지 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사이에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원유를 정제하는 순간부터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까지 원유재고 평가손실분만 SK이노베이션이 4000억원, S-OIL은 710억원 이상에 달했다. 11월과 12월들어 국제유가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재고평가 손실 규모는 눈덩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업계도 중국의 제품 자급률 확대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12개월 연속 수출이 줄어드는 등 ‘고난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렸다.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은 수익성이 나빠졌고, 삼성정밀화학, 카프로, 삼성종합화학 등은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유화업계는 조직개편과 사업최적화, 원가절감 활동 등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았다.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에 안간힘

정유·유화업계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정제 마진 회복과 제품가격의 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 확대 등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이달부터 울산CLX 내 공장에서 독자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넥슬렌’ 양산(연산 23t)에 돌입했다. 지난 10월23일에는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해 9363억원을 투자한 울산아로마틱스(UAC) 공장을 준공, 파라자일렌(PX), 벤젠 등 아로마틱 계열 화학제품(연 160만t)을 생산중이다.

SK가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APC사와 손잡고 LPG(프로판)를 원료로 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가스화학사업에 들어갔다. 1조여원이 투자되는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은 2016년 초 상업 가동된다.

S-OIL도 석유정제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온산공단에 2017년까지 최대 8조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설립한다. 이 회사는 현재 원유정제 후 남는 잔사유를 재처리하는 고도화 시설(RUC)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올레핀 설비(ODC) 프로젝트의 기초 설계를 진행중이다.

효성은 남구 성암동 용연2공장 내 부지에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 공장(연 5만t)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해 용연1공장 프로필렌 공장 증설공사(연 30만t)는 내년 5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태광산업도 지난달 24일 남구 울산공장에서 친환경 소재인 ‘저융점 섬유(LMF)’ 상업생산(연 7만t)에 들어갔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시대를 맞은 화학업종은 내년 1분기부터는 원재료 하향 안정화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정유업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 증가로 인한 정제마진 확대와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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