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공기관 관련 비위첩보 등 기동점검’ 결과발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기준을 무시한 채 계약직 직원을 채용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5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산항만공사,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관련 비위첩보 등 기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임직원 비위와 업무 부당처리 등 사례 다수를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조직위는 2011년 11월 계약직 ‘마’급으로 사무총장 비서를 채용한 뒤 4개월 만에 이 직원을 계약직 ‘다’급으로 승진시켰다.

해당 직원은 ‘다’급 채용기준에 미달했지만 조직위는 어학 우수인력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공고도 없이 승진시켜준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위는 스포츠매니저 업무를 맡을 전문계약직 22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관련 분야 3년 이상이라는 내부 기준을 무시했고, 전문위원 채용 역시 규정에 맞지 않게 진행한 뒤 보직을 바꾸는 편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는 매년 예산 충당을 위해 공식 후원사를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6월까지 전혀 실적이 없어 187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빌려쓰기도 했다.

부산항만공사 A차장은 부산 신항만 배후물류부지 입주업체로 선정되도록 해주는 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B물류업체 대표로부터 2차례에 걸쳐 320만원을 받았다.

해당 부지는 외국인 투자를 받은 물류업체가 입주 대상으로, 입주시 법인·소득세 50~100%를 감면받을 수 있고 임대료도 시세의 100분의 1정도만 내면 된다.

A차장은 B사가 외국인 투자를 받지 못하고도 받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는 등 선정 자격이 없는 것을 파악한 뒤 B사 대표에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느냐”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해외로 현금을 반출해 돌려받는 등 방법까지 알려주며 서류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항만공사는 B사를 포함해 8개 업체가 허위로 서류를 제출하거나 임의로 사업권을 양도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홍보·비서실장 C씨는 직원에게 홍보 물품을 실제보다 비싸게 산 것처럼 서류를 꾸미도록 시켜 1천28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각 기관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A씨의 정직, C씨의 파면을 요구하고 관련 내용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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