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협회 연극계 결산
지역극단 최초로 이례적 수상
은미역 윤미순씨 신인상 받아

 

한국연극협회가 22일 오후 6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7회 대한민국연극대상을 개최한 가운데 울산지역 극단인 푸른가시의 연극 ‘은미’(작·연출 전우수)가 우수작품으로 선정됐으며, 은미역을 분했던 윤미순(여·32·사진)씨가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한국연극협회는 매년 연극계를 총결산하는 의미에서 ‘대한민국연극인의 밤’행사를 열고 있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은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이번 시상식을 위해 한국연극협회는 올해 국내에서 공연된 400여 작품을 심사했으며, 그 중 6개 작품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서울이 아닌 지역극단이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역극단 중 최초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극단 푸른가시의 ‘은미’는 베트남 출신으로 울산에 시집온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배경으로 한 창작품이다. 베트남 여성이 울산에 사는 지체장애 1급인 원식에게 시집와 한국식 이름 손은미로 살아가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고난의 연속임을 그려내고 있다. 

▲ 제7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극단 푸른가시의 연극 ‘은미’가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사진은 연극 ‘은미’의 한 장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논밭 일을 하다 집에 들어오면 장애를 겪고 있는 남편과 가족들을 수발해야 하고, 거기에 평생의 한으로 남을 사랑하는 아이 귀남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희귀성 질환을 앓고 있다. 벌써 6살이지만 엄마라는 말 한 마디 해 본적이 없다. 또 은미는 월남전 참전용사로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산불감시원인 시아버지 평철과 시어머니 두동댁도 모시고 살고 있다.

연극 ‘은미’로 인해 극단 푸른가시는 지난해 열린 제16회 울산연극제에서 총 8개 부문 중 7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단체대상, 연출상, 희곡상, 무대예술상, 최우수연기상, 우수연기상, 신인연기상 등 울산연극제 사상 최다 수상의 기록을 세웠다.

연극 ‘은미’를 쓰고, 연출한 전우수씨는 “이 작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에 걸쳐 공연됐다. 지난해 우리 사회의 아픔을 담아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극을 만들었다. 다문화 이야기가 작년 한 해에서 끝나지 않고, 올해까지 고민거리로 남아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연극으로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수상의 영광을 얻은 것은 감사하고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희곡을 쓸 것”이라면서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외면하고 기피하는 상황에 대해 작품으로 승화시켜 나가겠다. 내년에는 전국연극제가 울산에서 열리는 만큼, 어깨가 무겁다. 안방에서 잘 해야 하지 않겠냐”며 내년도 전국연극제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극단 푸른가시는 1988년 창단된 울산지역 최장수 극단으로 2010년 울산시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됐다. 2013년 창단 26년만에 중구 문화의 거리에 극단 전용 소극장 ‘소극장 푸른가시’를 개관했다.

한편 울산연극협회 소속 극단 하얀코끼리의 이명진 대표는 한국연극협회가 주는 공로상 ‘2014 자랑스런 연극인상’에 선정돼 이날 함께 수상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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