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제2의 경제성장 이뤄내야
기술력 갖춘 중기 적극 육성·발굴

▲ 강길부 국회의원(새누리·울주)

다시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희망을 품고 찾아온다. 2014년은 ‘청마의 해’라고 하며 많은 사람들이 국운이 크게 융성하기를 기대했던 한 해였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지방선거 등 큰 현안들이 몰려오고 세계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우리 경제는 어려움이 계속된 한 해이기도 했다.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는데,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보다 0.2%P 하락한 3.8%로 전망했다. 대외 불확성으로 우리 경제가 기대고 있는 수출에서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총체적인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정부가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공공·금융·노동·교육 등 4개 분야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최우선적인 정책방안은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보완하고 협력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우리 제조업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더 많이 창업·육성해야 한다.

후진적인 금융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4년 국제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는 금융시장 성숙도 부분에서 144개 국가 중 80위로 나타났다. 세계 14위의 경제대국 한국이 금융에서는 인도네시아(42위), 필리핀(49위)보다 낮았다.

국내 전문가들은 금융산업 선진화 방안으로, 담보대출 위주의 자금 중개 관행 등 금융기관의 보수적 영업태도 개선이 중요한 것임을 지적한다. 현재와 같이 모든 은행이 가계 담보대출 위주로 영업을 하는 구조에서는 차별화와 발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창조경제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금융 활성화는 대·중소기업 상생과 금융산업 선진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묘수다. 기술금융은 무형자산의 가치평가를 통해 R&D-창업-사업화 등 기술혁신 전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술창업 촉진, 투자 중심의 자금 지원, 실패 중소·벤처기업의 재창업 지원 확대 등 선순환 창업생태계 기반을 확립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술금융은 기술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활성화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그동안 부진했던 기술·혁신기업에 대한 대출수요 창출을 위해 인력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경험과 노하우 부족 등으로 체계적인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중소기업 지원과 금융 선진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어 기대를 가지게 한다. 먼저 창업지원을 위한 중소기업청의 이스라엘식 기술 창업프로그램(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이다. 이스라엘의 기술창업보육센터 프로그램(TI)을 벤치마킹해 지난 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엔젤투자사가 스타트업에 최소 1억원을 투자하면 중소기업청에서 연구개발 자금으로 최대 5억원을 지원한다.

정부의 기존 R&D 지원이 기술력에 집중됐다면 TIPS는 사업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스라엘의 경우 TI를 통해 매년 100여개의 스타트업이 창업되고 있으며, M&A나 기업상장 등을 통해 성공률이 50%에 달한다. 우리의 경우 현재 기술기반 스타트업의 성공률이 5%에 불과하다.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성장사다리 펀드’도 기존의 금융관행을 혁파하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출자하고 전문 운용기관을 통해 창업, 성장, 회수·재도전 등 단계별 지원을 하게 된다. 지난 해 출범시 모토로 내건 ‘시장친화성, 단순 자금지원 탈피, 투자 3.0’의 혁신방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구촌시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있는 기업들을 키워내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그동안 투자했던 연구개발의 결과물들이 기술사업화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도록 기술금융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통해 70년대 우리가 세계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것처럼 2015년 을미년 새해를 제2의 경제성장을 이루어 선진국에 진입하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

강길부 국회의원(새누리·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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