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은 피부도 수난이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곰팡이나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피부질환이 다른 철에 비해 많다.  여름철 가장 문제가 되는 피부질환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 몸통이나 두피의 어루러기 등 곰팡이 질환.  무좀은 곰팡이가 피부의 각질을 녹여 영양분으로 삼아 기생, 번식하는 피부병. 곰팡이가 좋아하는 각질이 풍부하고 축축하며 따뜻한 곳 즉 발가락, 발바닥, 발톱, 손톱, 옆구리, 사타구니 등 살이 겹쳐지는 신체 부위에서 발병한다.  맨발에 구두나 샌들을 신는 여성들에게는 발바닥에서 난 땀이 흡수되지 않고 신발안에 괴게 되면 두꺼운 각질층이 형성되고 특정부위가 구두에 눌려 티눈이나 굳은 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발가락 사이에 무좀이 있는 경우 무좀균이 발톱으로 침입, 발톱색깔이 노랗게 되고 두꺼워지는 조갑백선이 생길 수도 있다.  발에 생기는 무좀은 가렵고 진물이 나는 지간형이나 소수포형, 피부가 벗겨지는 각화형 등으로 나뉜다. 보통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적절한 연고제를 3∼6주 바르면 낫는데 무좀 상태가 심하거나 조갑백선이 있는 경우에는 바르는 약만으론 모자란다. 조갑백선의 경우 발톱에서 곰팡이가 떨어져 나와 계속 재발하므로 약도 먹어야 한다. 무좀의 예방과 최고의 치료법은 곰팡이가 견딜 수 없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 첫째 발에 습기를 없애야 한다. 신발을 신을땐 가급적 땀흡수가 잘 되는 양말을 신고 양말이 젖으면 즉시 여분의 양말을 마련해 갈아 신고, 구두도 가능하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건조한 상태로 보관하는 게 좋다.  무좀의 일종인 사타구니 완선은 주로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며 여자는 드물게 남자로부터 감염될 수 있다. 피부사상균, 효모균 등의 균이 원인균으로 발병부위에 염증이 생겨 벌겋게 되거나 색소침착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타구니 완선은 초기에 연고 등 비교적 가벼운 치료로 쉬 나을 수 있는데 재발이 잘 되므로 발병주위에 청결과 건조상태를 잘 유지해줘야 한다. 사타구니 완선을 습진으로 오인해서 약을 잘못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  어루러기는 땀을 많이 흘리는 젊은이들에게 잘 생긴다. 병변 부위는 버짐이 살짝 피면서 색깔이 하옇게 변하거나 오히려 거무스름하게 될 수도 있다. 일차적으로 곰팡이균의 하나인 말라쎄지아균에 의해 감염된다. 인체의 모낭에 있던 말라쎄지아균이 덥고 습한 환경이 되면 병원균으로 작용해 피지선이 많이 분포된 얼굴, 겨드랑이, 등, 목, 두피, 등에 회백색 혹은 갈색반을 나타내게 한다. 처음에는자각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발병사실을 모르다 오랫동안 경과하면 원인균이 생산하는 독소로 인해 멜라닌색소가 탈색이 돼 하얗게 변한다.  요즈음은 약이 잘 나와 있어 연고를 바르거나 먹는 약을 2주정도 잘 복용하면 쉽게치료될 수 있는데 병변이 희게 변한 경우에는 그 색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데 여러 달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얼룩덜룩한 갈색반점이 몸에 생긴다고 해서 반드시 어루러기라고 할 수는 없다. 비교적 드문 질환인 융합성 망상 유두종증이나 흑색극세포증이라는 병은 치료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에 보여 감별을 해야 한다.  울산대학교병원 피부과 서호석 교수는 "여름철 피부질환은 대부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악화되므로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하고 자주 샤워를 한뒤 잘 말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간혹 보송보송한 피부상태를 만든다고 샤워 뒤 파우더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대로 건조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파우더를 쓰게 되면 피부가 파이는 궤양이나 2차세균감염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애정기자 lov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