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TV속에 아버지의 삶과 애환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아버지를 극의 한가운데 위치시킨 드라마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것.  지난 7월 21일 첫선을 보인 SBS 주말드라마 〈아버지와 아들〉(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 50분, 극본 박진숙, 연출 김한영)이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는 무뚝뚝하고 거칠어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아버지, 강태걸(주현)이 아내와 사별한 뒤, 네 아들을 키우면서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차분하게 담아내고 있다.  김한영PD는 "시청자와 작가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성이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통해 극을 이끌어나가야하는 것이 홈드라마인만큼 그동안 아버지를 중심에 둔 드라마가 나오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진지하게 다룰 수만 있다면 훨씬 깊이있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버지와 아들간의 관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KBS 2TV도 오는 9월 15일부터 부자관계에 초점을 맞춘 주말드라마 한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용규PD와 최윤정작가가 손발을 맞추는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매주, 일요일 오후 8시)가 그것.  주위의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한 채 한평생을 살아가는 아버지와 원치않는 결혼생활 속에 태어난 두 명의 아들이 한 집에서 힘겹게 생활해나가는 모습을 담는다. 주로 깔끔하고 도회적인 아버지로 출연해왔던 탤런트 김세윤이 패배의식에 빠져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아버지, 장실근으로 변신하며, 이종원이 장남,철구, 정준이 차남, 덕구로 등장한다.  김용규PD는 "일반적으로 자식들은 한편으로 아버지를 극복하려고 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그 아버지의 인생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밟게 된다"며 "부자관계에 대한 치밀한 탐색이 드라마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BC의 코미디프로그램 〈오늘밤 좋은밤〉(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5분)도 "우리시대의 아버지"라는 코너를 통해 자식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간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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