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제도 다시 한번 재도약할 것
자기 자리에서 맡은바 역할 다할때

▲ 차의환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

필자는 군생활을 다양한 분야에서 하였던 경험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군 생활을 떠 올리며 쉬어, 열중쉬어보다는 부동자세를 할 때가 더욱 잦아졌다. 군대에 가본 사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들어 본 명령어가 차렷이다. 차렷은 차려를 강조한 말로 제식 훈련에서 몸과 정신을 바로 차리어 부동자세를 취하라는 구령 또는 그 구령에 따라 행하는 동작이다. 여기에는 상사의 인물에 대한 존중과 집단의 규율을 나타내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우리 일상에서는 정신차려라는 언어에 차려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차렷(Attention)은 세계 공통의 군사용어이며 군사적인 의미 외에도 영어에서는 주의, 주목, 관심, 보살핌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프랑스어로는 조심하라, 위태롭다, 준비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차렷의 의미는 지금 우리 울산경제에 대한 가장 적절한 명령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산업화 50여년의 과정에서 울산경제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렇지만 최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3%대 중후반인 반면 울산은 2% 초반으로 고도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노동, 자본, 생산성 측면에서 모두 성장지체 현상이 나타난 결과라 한다. 이는 2000년대 울산경제가 차렷보다는 ‘성공의 덫’ 현상으로 느슨한 열중쉬어, 쉬어의 자세를 보인 결과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21세기가 지식정보화시대라는 말에 익숙하고 시대 패러다임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전 세계사적 메시지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사적 흐름속에서 정보화와 창의적인 지식이 융합된 산업이 융성해가는 추세인데도, 우리 울산은 중후장대형 주력 4대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간 오랫동안 ‘핵심역량의 경직성’ 현상을 인지하지 못한 듯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맞는 산업구조형성에 쉬어 자세를 취한 것이리라.

그리고 1962년부터 시작된 울산의 산업화에 정부가 집중 투자하여 왔으나 90년대 이후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서해안을 비롯한 낙후지역에 대한 경제개발계획을 중점 시행하였다. 이러한 국가정책의 변화에 대해 울산 스스로 차렷 자세를 풀어버렸다. 울산특정공업지구 지정의 배경이 된 공업용지와 인적자원의 풍부함은 어느 듯 공장용지의 부족과 높은 가격, 산업인력의 부족과 높은 인건비, 환경 및 노동의 비용 증가로 전환되어 공장입지의 유리함을 상실해 가고 있다. 여기에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사문제는 경제활성화의 제약요인이 되고 있으나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여 왔었다.

더욱이 90년대 이후 20년간 세계의 공장이라 불린 중국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고, 울산도 2004년 이후 중국이 1위 수출국가로 등장할 만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커져 왔다. 그런데 울산은 수출다변화에 노력은 하고 있지만 중국 특수라는 화려함에 취하여 중국 산업의 무서운 성장을 간과, 무역과 기업경쟁력에 있어 그동안 열중쉬어의 자세를 취한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본다.

하인리히 법칙(1:29:300)에서와 같이 2000년대 울산은 수많은 경고를 받았으나 이에 대해 적극 대처하지 못하여 현재 위기 국면에 진입하였고, 이를 방치하면 미래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분명 2000년대의 전조와 현재의 지역경제 위기는 우리에게 주의와 경각심을 주고 있으며, 위태로우니 조심하고 준비하라는 ‘Attention(차렷)’을 구령하는 것 같다.

우리는 어려울 때, 큰 일이 있을 때 십시일반 상부상조하는 정신이 있다. 울산 사회 구성원은 위기에 직면한 울산경제를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적극 수행한다면 울산경제가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신년사를 필두로 변화의 속도를 높이자는 각오와 다짐속에 울산 재도약을 위하여 혼심(魂心)을 쏟으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다. 울산을 사랑하고 울산경제를 신뢰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외치고 싶다. 쉬어, 열중쉬어는 당분간 잊자. 오직 차렷자세로 나아가자. 미래의 눈으로 울산을 보자!

차의환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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