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소비
과소비 대신 최소한으로 선택과 집중을
골목상권이나 중소기업제품도 애용해야

▲ 전상귀 법무법인 현재 대표 변호사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떠들썩하다. 유가가 떨어지면 자동차 몰기도 좋을 것이고 난방비도 싸질 것인데 좋은 것만 아닌 모양이다. 선거철마다 경제공약이 줄을 섰었다. 뉴타운의 공약이 있었고, 반값아파트의 공약도 있었다. 무상교육, 무상보육, 보편적 복지 등의 논의도 기실은 경제의 일환이다. 국가의 경제운영에 있어서 성장이냐 분배냐에 대한 담론도 계속되고 있다. 가난한 가계구성원도 편이 갈려 표를 찍었었다.

성장이 우선인지 분배가 우선인지 논쟁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필자가 관심이 있는 것은 서민가계의 살 길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사업들마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부가적으로 소개되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또한, ‘낙수효과’를 외치지만 검증된 효과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서민가계를 이러한 이삭줍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민가계가 재화를 벌어들이는 것은 천차만별이지만 소비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서민의 소비 패턴은 빚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모든 국민이 84㎡ 이상의 아파트에 살거나, 준중형 이상의 차를 타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우리는 ‘카드대란’도 경험한 바 있고 ‘IMF외환위기’를 겪은 바 있다. 과소비가 만연하는 한 가계는 위험한 것이 당연하다.

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소비다. 최소한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가계의 공급측면을 보자. 특히, 서민가계 중에 취약한 부분은 노년층, 경력단절여성, 최초의 직업진입인력이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가 도래하였는데 그에 대한 대비는 많지 않아 걱정이다. 1990년께 동경을 방문했을 때 필자가 묵었던 조그만 호텔에 남성 직원 1명 외에는 모두 70대 이상의 할머니였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 50대와 60대는 결코 노년층이 아님에도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있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기는 하지만 유리천장은 덮어두고라도 실력과 학력이 있음에도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기회가 많이 돌아가지 아니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사회 초년병인 신규인력들에게 일자리가 돌아가지 않고 있는 점이다. 산업경제체제가 정보화, 자동화 및 기계화로 일자리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지하철에서 교통카드로 자동인식시키거나 자동승차권판매기에서 승차권을 사는 순간 표를 팔거나 검표하는 일자리는 사라진다. 2007년께 북경을 방문하였을 때 휴대폰판매가게와 전화번호판매가게가 분리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 불편함이 일자리를 보호하려는 고육지책임을 눈치 챘었다. 극단적으로 불편하지 않다면 스피드가 반드시 옳은 일은 아니다.

서민가계는 회전율이 높은 구조이다. 다시 말하면 벌어들이는 재화의 대부분을 다시 시장에 토해내는 것이다. 노령연금의 경제효과가 큰 것은 이것 때문이다. 사회통합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도 안정적인 가계를 바탕으로 한다면 더욱 유리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을 정부가 할 수 없음도 안다. 효율을 추구하는 대기업이 할 것 같지도 않다. 양극화를 앞당기는 정책은 반대한다. 역설적이지만 어렵지 않으면 서민이 아니다. 정치경제인의 구호를 믿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기 자식 중 가장 못난 사람기준으로 소비를 하여야 한다. 국산품애용운동을 해서 국내기업을 밀어 준 것처럼 품질은 좀 못하더라도 구멍가게나 골목시장에서 장을 보고 중소기업 물품을 사자. 그래야 못난 자식이 배추나 꽁치라도 팔 것이고 중소기업에도 일자리가 날 것 아닌가? 서민이 부자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 가난한 자는 부자보다 더 공부하여야 한다.

전상귀 법무법인 현재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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