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AF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2한일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선수 유니폼 내의에 메시지를 싣지 못하도록 골세리머니를 엄격히 제한한 데 대해 이탈리아 축구계가 『실망스럽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나섰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지는 17일자 헤드라인을 『티셔츠에 재갈을 물렸다』로 뽑았고 「코리에르 델로 스포르트」지는 『축제는 끝났다』는 제목의 장문 기사를 실어 FIFA 때리기에 동참했다.

 선수들은 물론 이탈리아축구연맹(FIGC) 또한 탐탁치 않은 반응이다.

 골세리머니 때 메시지 노출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대표팀 플레이메이커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FIFA 조치에 그저 따르는 것 밖에없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메시지 노출을 금지한 FIFA의 새 규정에 대해 유독 이탈리아에서 반대 여론이비등한 것은 이곳이 이른바 「티셔츠 신드롬」의 발상지이기 때문.

 이탈리아에서는 전 유벤투스의 스트라이커 파브리치오 라바넬리가 골을 넣은 후유니폼 상의를 들어올려 특정 사안에 대한 의사를 표시한 뒤로 이런 행위가 어느새하나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메시지 노출이 정치적 도구로 종종 이용된다는 데 있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라치오)는 나토의 유고 공습시 『평화아니면 죽음』이란 글이 쓰여진 내의를 경기중 노출해 전세계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탈리아축구연맹측은 『메시지 노출은 사고로 숨진 팀 동료를 추모하거나 암환자 돕기를 촉구하는 등 인도주의적인 경우가 많다』며 난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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