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 과장이 간암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가장 신경쓰이는 장기는 바로 간일 것이다. 보통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은 간암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며, 궁금해 한다. 이렇듯 음주는 간암과 관계가 있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정작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 간은 등한시하고 있다. 간암은 우라나라에서 전체 암 사망건의 22.2%를 차지하는 위협적인 암종이며, OECD국가 중에서 간암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이처럼 생존율은 매우 낮은 암이지만, 발생 초기에는 진행속도가 매우 느려 조기 발견되면 완치 확률이 높은 암이기에 대비책만 잘 세워둔다면 두렵지 않은 암이다.

발생 위험도 높은 B·C형 간염 보균자
6개월~1년 간격으로 혈액 검사 해봐야
알코올·흡연·경구피임약 등 위험요인
장기간 노출되면 간세포 변이로 암 발생
최선의 치료방법은 만성 간질환 예방
간절제술·이식·색전술 등 수술적 치료도

◇간과 간암

간은 1.5㎏ 정도로 우리 몸에서 가장 무거운 장기이며, 횡격막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오른쪽 가슴 아래에 있는 갈비뼈의 안쪽에 해당한다.

간은 체내 주요 영양분을 처리하고, 약물 및 독소를 해독하며, 담즙이나 알부민, 혈액을 응고시키는 성분 등을 합성하는 기능을 한다.

간암은 간을 차지하는 간세포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것이다. 크게 간세포암과 간 내 담관암으로 구분되며, 흔히 간암이라고 하면 80% 이상이 간세포에서 생기는 간세포암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폐암에 이어 다섯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 간암이다.

◇간암 진단

간암은 피검사와 사진으로 진단할 수 있다.

피검사상 AFP라는 간암수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고, 간을 전문으로 진단하는 CT, MRI, 혈관촬영술에서 간암에 합당한 소견이 나오면 간암으로 진단내린다. 피검사와 사진으로 진단이 애매한 경우는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모든 암이 그렇듯이 간암 역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간암 발생의 위험도가 높은 B형, C형 간염 보균자, 간경화 환자들은 6~12개월 간격으로 혈액 내 간암표지자(알파태아단백) 검사와 복부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간암을 조기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된 환자의 경우 더 높은 장기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간암은 조기 발견되면 치료 방법도 많고 완치도 가능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흉악해지고, 완치의 확률도 떨어지며 치료 방법도 제한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외과 임창섭 과장은 “간암은 주로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B형 또는 C형 간염)이나, 과도한 음주 습관 등의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서 발생하며,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인에게서는 잘 생기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간암 환자의 약 70% 정도는 B형 간염, 약 10% 정도는 C형 간염 바이러스와 연관이 있으므로 간염 환자의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알코올, 흡연, 경구피임약 등 위험 요인들에 장기간 노출되면 간세포의 파괴와 재생이 반복되고, 간세포에 유전적 변이가 축적돼 간암의 발생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간암 치료 방법

간암의 치료 방법으로 수술 및 고주파 열치료, 색전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먼저 수술법으로는 간암을 포함해 간의 일부를 잘라내는 간절제술과 아예 건강한 간으로 바꿔주는 간이식이 있다.

또 고주파 열치료는 초음파를 보면서 간암으로 바늘을 찔러넣은 후 바늘 끝으로 고주파를 흘려보내면 열이 발생해서 간암을 태워죽이는 방법이다.

색전술은 허벅지에 있는 동맥을 통해 부드럽고 얇은 관을 집어 넣은 후, 간암을 먹여살리는 동맥을 찾아 이 관을 그 동맥으로 접근시켜 이 관을 통해 항암제를 흘려보내 간암 안에 항암제를 빡빡히 쌓이게 한뒤 간암을 먹여살리는 동맥을 막아주고 나오는 방법이다.

방사선 치료는 통상적으로 방사선을 간암에 쏘는 치료법이다. 예전에는 방사선을 간암에 집중해서 쏘는 기술이 부족해 부작용이 심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사이버나이프 같이 간암에 집중해서 방사선을 쏠 수 있는 기계와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어 수술에 버금가는 성적들을 보고하고 있다.

◇간암 예방법

간은 일반적으로 ‘침묵의 장기’라고 할 정도로 둔한 장기이므로 검진을 통한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며, 간염 환자의 경우 주기적 검진이 중요하다. 또 간암의 위험요인이 되는 만성 간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걸리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아 간에 염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 황상연 과장은 “간암의 최선의 치료는 만성 간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면서 “예방접종, 위생적인 생활습관, 과음과식 피하기 등이 중요하며, 간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통해 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간암의 치료는 어렵지만, 최근의 의학 기술의 연구와 발전으로 다양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개발됐다”고 말했다.

박진우기자 iory8274@ksilbo.co.kr

도움말=동남권원자력의학원 황상연 소화기내과 과장·임창섭 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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